-김상겸 교수 “세무 분야 플랫폼, 세무사법 범위 내에서 서비스 제공해야”
-원경희 세무사회장 “경찰 불송치 이의신청…공공 세무플랫폼 개발해 보급”
전문직 플랫폼이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영리 기반 사적 플랫폼이 아닌 공공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 제공을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세무 등 전문직 플랫폼서비스는 관련 전문자격사법에 따라 규율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세무사회는 26일 대강당에서 ‘세무 분야 플랫폼서비스에 관한 헌법적 연구’를 주제로 제23회 한국세무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지난 18일 세무플랫폼 ‘삼쩜삼’에 대한 무혐의 결정이 내려진 뒤 열려 세무사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진행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세무 분야 플랫폼도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거나 관련 광고나 표시를 한다면 전문분야의 플랫폼으로서 관련 전문자격사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단순히 ‘연결’하는 중개가 아니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중개에 대해 등록된 세무사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플랫폼의 직업 자유 보장 문제가 아니라 세무사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다”며 “한국세무사회가 고발한 삼쩜삼 플랫폼의 경우도 무자격자에 의한 세무대리 업무에 대한 문제이지 플랫폼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세무 분야 플랫폼은 세무사법 범위 내에서 매칭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세무사법의 범위 내에서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유형화해 합법적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세무 분야 플랫폼은 세무대리 가격비교⋅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무통’, 환급 대행을 해주는 ‘삼쩜삼’, 장부작성 서비스를 해주는 ‘세친구’ 등이 있다.
이런 발표에 대해 토론자들은 플랫폼과 관련한 법령 정비를 주문했다.
차현숙 한국법제연구원 본부장은 “전문직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해 전문자격제도 관련 법률로 규율할 수 있도록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며 “전문직 플랫폼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영리 기반 사적 플랫폼이 아닌 공공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 제공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보국 충남대 교수는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자율규제 방침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며 “플랫폼과 관련해 자율규제협회가 만들어질 때 세무 관련 분야가 따로 만들어질지, 한국세무사회 차원에서 어느 정도 협회에 참여할지 등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세무사회 소속의 함택동 연구원은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한 의문을 집중 제기했다.
함 연구원은 무자격자가 세무사들을 세무대리인으로 하여 1천여명 납세자의 부가가치세 신고를 한 것에 대해 ‘무자격 세무대리’ 판결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하며 “세무사 1명이 10만 명의 환급 대행 가능한가?”라고 경찰의 수사결과를 비판했다.
함택동 연구원은 “세무법인 한 곳에서 삼쩜삼 서비스의 모든 세무대리가 가능한지? ‘천만의 환급서비스’ 이용료 전액을 파트너 세무사에게 지급하면 삼쩜삼은 무엇으로 수익을 창출하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함택동 연구원은 “현재 세무대리 플랫폼은 전문성을 검증받지 않았고 세무사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국가의 관리감독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문제가 발생시 손해배상책임도 없다”면서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플랫폼의 세무대리는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경희 한국세무사회장은 포럼 인사말에서 “삼쩜삼에 대한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와 별개로 세무사회 자체적으로 공공플랫폼을 개발해 전 회원에게 공급함으로써 민간플랫폼 업체들이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해도 사업성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쩜삼에 대한 경찰의 무혐의 결정 후에 열린 탓인지 이날 포럼에는 불과 10여명의 세무사들만 참석해 썰렁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