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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작동된 세무사회 ‘컨트롤타워’, 심야 물 폭탄서 회관 지켜냈다
정상 작동된 세무사회 ‘컨트롤타워’, 심야 물 폭탄서 회관 지켜냈다
  • 이대희 기자
  • 승인 2022.08.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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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자택의 원경희 회장 폭우 뚫고 회관 달려가…윤 대통령 ‘폰트롤타워’와 달라?
-회장과 극소수 야근직원, 1만5천 회원·회무 데이터 담긴 전산서버 수장위기 막아내
지난 8일 기록적 물 폭탄에도 원경희 회장과 야근 직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서초동 세무사회관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사진은 수해 하루 뒤인 9일 천장에서 떨어진 마감재를 처리하고 있는 장면. 
지난 8일 기록적인 폭우에도 불구하고 원경희 회장과 야근 직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세무사회관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사진은 수해 이튿날인 9일 일부 침수 피해로 뜯어진 사무실의 천장 모습. 

‘110년만의 물 폭탄, 서울 강수량 하루 380mm, 사상 최고! 서울이 잠겼다.’

강남 일대는 물론 서울 전체가 엄청난 피해의 물난리를 겪은 지난 8일의 폭우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 폭우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재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며 ‘폰트롤타워’라는 비판이 연일 쏟아졌다.

특히 윤 대통령이 ‘자택 주변이 침수돼 전화 통화로 한덕수 국무총리 등의 보고를 받고 사저에서 수해대처 지시를 내렸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위기관리 능력 부재 문제가 집중 부각됐다.

이런 8일 밤의 기록적 물 폭탄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한국세무사회 회관도 비켜가지 않았다. 하지만 세무사회의 컨트롤타워는 정부의 이런 대처와 달리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하마터면 1만5천 세무사 회원과 관련한 모든 기록과 업무 관련 데이터가 사라질 뻔했던 위기를 회장과 일부 직원들의 신속한 대처로 막아냈다.

이날 저녁 9시를 넘은 시각, 6층 건물 옥상에서 넘쳐난 감당키 어려운 통제 불능의 빗물은 회관 계단을 타고 순식간에 아래층으로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

계단으로 쏟아진 물 폭탄은 벽과 전기배선 관로 등을 타고 천장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6층 대강당에서부터 5층 전산실, 4층 사무실은 물론 심지어 3층의 회장실 일부까지 적신 상태였다.

100여명이 근무하던 세무사회관은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야근 중이던 김현준 사무처장과 직원 4명만 남아 있었다.

사상 최고의 기록적인 폭우가 몰고 온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임을 감지한 사무처장은 직원들과 옥상으로 달려갔고 물길을 돌리는 등 침수 확산 저지에 안간힘을 다했다. 소수 인원으로는 역부족이었지만 비상사태에 즉각 대처한 것.

침수 발견, 초동 대처 ⇒위기상황 보고 ⇒폭우 뚫고 회장 도착 ⇒현장 지휘 수습

동시에 김현준 사무처장은 원경희 세무사회장에게 긴급한 수해 상황임을 보고하고, 가까운 지역의 직원들에게 회관으로 복귀할 것을 지시했다.

110년만의 사상 최악 물난리 지역인 강남 신사동 자택에서 이런 보고를 받은 원경희 회장은 즉각 회관을 향해 차를 몰았다.

대통령조차도 집 주변이 물에 잠겨 상황실에 갈 수 없었다던 같은 날 당시 상황에서 어떻게 폭우를 뚫고 회관을 갔느냐는 물음에 원 회장은 “물에 잠긴 길을 피하고 돌아 무작정 회관으로 방향을 틀다 보니 도착하더라”고 했다. 직접 가서 수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의 반사적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보고 받은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은 밤 10시경 원 회장은 회관에 도착했다. “못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빨리 도착한 원 회장을 보고 동료들이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직원은 전했다.

회관에 들어선 원경희 회장은 피해 상황 파악과 동시에 직원들과 함께 침수된 사무실 등의 물을 퍼내고 펌프업체를 불러 옥상의 물을 빼내는 조치를 취했다.

비교적 가까운 지역에 살고 있는 직원 5명도 1~2시간씩 걸려 세무사회관으로 달려와 침수 피해 수습에 힘을 보탰다. 그 중에는 지난해 퇴사한 직원 한 명도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원 회장은 “퇴사 직원까지 달려와 애써준 마음이 참으로 고마웠다. 내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원경희 회장과 10여명 직원들의 침수피해 수습 작업은 이날 밤 12시 반까지 계속됐다. 특히 전기배선이 젖은 3층 이상은 정전으로 암흑천지가 돼 휴대폰 불빛을 비춰가며 물을 쓸어내고 젖은 집기를 정리하는 악전고투의 작업을 감내해야 했다. 감전 위험도 우려되는 아찔한 상황 속에서였다.

이렇게 3시간여에 걸쳐 회장과 직원들이 수마의 위험으로부터 회관을 지켜내는데 성공하고, 각자 집으로 향한 시간은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난 8일 기록적 물폭탄이 쏟아진 서울 서초동 한국세무사회관에서 원경희 회장과 야근 직원들이 정전이 된 상황에서 휴대폰 불빛 등에 의존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붉은 옷 복장이 원경희 회장, 가운데 김현준 사무처장.
지난 8일 기록적 물 폭탄으로 인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서초동 세무사회관 전산실 서버에 임시로 방수 조치를 취한 모습. 이날 건물 옥상에서 계단으로 쏟아진 물은 전기시설 배관 등을 타고 사무실 천장으로 흘러내려 정전 사태가 빚어졌다. 

"대처 늦어 전산실 서버 침수 땐 모든 데이터 소실돼 세무사회 ‘마비’"

“만약 모든 직원이 퇴근한 상황에서 이런 물 폭탄을 맞았다면, 즉각적인 초동 대처가 없었더라면 세무사회관은 상상하기 힘든 피해를 당했을 것이란 끔찍한 생각이 든다.” 사상 초유의 물 폭탄으로 침수위기에 처했던 회관 소식을 들은 한 세무사가 한 말이다.

실제 세무사회관 5층 전산실의 서버에는 1만5천 세무사의 모든 기록을 비롯해 회비관리, 연수교육관리, 조세자료 관리, 회원사무소 홈페이지 관리 등의 각종 관리시스템과 데이터가 보관돼 있다. 또 250만명에 달하는 국가공인 전산세무회계시험 관련 각종 데이터 등도 담겨있다.

물 폭탄에 대한 대처가 늦어져 전산실 서버가 침수됐다면 세무사회의 모든 기록과 데이터가 소실되어 회의 모든 업무가 마비되는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4층에 소재한 국내 유일의 ‘한국세무사회 조세도서관’도 물 폭탄에 노출됐다면 소장 중인 1만여 권의 조세전문 서적과 소중한 자료들을 모두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세무사회관 피해 수습 과정을 전해들은 모 회원은 1만5천 세무사 대표로서 원경희 회장이 보여준 솔선수범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집 주변이 잠겨 상황실에 갈 수 없었다며 대통령이 강남 사저에서 전화로 대처한 ‘폰트롤타워’와 달리 같은 강남에 사는 원 회장은 지체없이 물 폭탄 맞은 한국세무사회관으로 달려갔기 때문이다. 직원들과 같이 사무실로 들이닥친 물을 퍼내고 물품을 정리했다. 사상 최악의 물난리 와중에도 1만5천 세무사 조직인 한국세무사회에는 움직이는 ‘컨트롤타워’가 있었다고 그 회원은 덧붙였다.

원경희 회장은 11일 “이번 같은 기록적 수해 등 최악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전산실 서버 데이터를 클라우드시스템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자격사단체 가운데 세무사회가 선도적인 전산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재피해 복구 위해 전국 ‘세무사 드림봉사단’ 이르면 다음주중 노력봉사”

또 원 회장은 현재 진행형인 전국적 수재피해의 복구를 위한 ‘세무사 드림봉사단’의 총동원령을 계획 중임을 밝혔다. 본.지방회의 드림봉사단을 총동원해 수해현장 복구를 위한 노력봉사에 나선다는 것이다.

원 회장은 “지금 계획을 짜고 있는데, 지방회별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서 어느 지방에 집중할지 등을 지방회장님들과 협의해 조만간 실행에 나설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 중에는 봉사가 시작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원 회장은 “지난번 드림봉사단의 첫 봉사캠페인에 많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듯 이번에도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실질적인 노력봉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세무사) 모이자 재난지역으로!’ 이런 캐치프레이즈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무사 드림봉사단은 1회적이고 형식적인 봉사활동을 지양하고 본회와 전국 7개 지방세무사회, 125개 지역세무사회를 중심으로 회원 모두가 체계적이고 계속적인 참여와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된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지난 2월 발족됐다.

원경희 회장이 앞장서고 재해·재난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봉사단체인 전국 ‘세무사 드림봉사단’의 이번 수재복구 봉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4월 실시된 한국세무사회 '세무사 드림봉사단'의 생명나눔 헌혈캠페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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