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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칼럼] 소통창구 폐쇄 2년, 한국세무사회에 회원은 없었다
[국세 칼럼] 소통창구 폐쇄 2년, 한국세무사회에 회원은 없었다
  • 이종탁 논설위원·세무사
  • 승인 2022.04.2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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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게시판에 회원 간 소통 넘치는 건강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길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인위적인 관계 단절까지 이뤄지면서 병의 전파를 막은 지 2년 2개월이 지나 마침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했다. 참으로 지루했던 세월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참기 힘든 외로움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힘든 기간이었던 만큼 기억에도 많이 남을 듯하다. 
한편으로는 이를 계기로 비대면 소통구조는 크게 확대하게 되었고 비대면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막힌 직접적 만남 대신 비대면 소통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소통하는 구조를 통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낸 것은 정보사회에서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 아닐까?

소통은 외부의 세무사 업역침해 방지 원천

한국세무사회는 2020년 6월 10일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자기보호적인 미명 하에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을 폐지했다. 2년 가까이 세무사업계에는 한국세무사회의 일방적 통지만 있었고 회와 회원, 회원 상호간에 소통은 없었다. 코로나19로 정상적 일상을 누리지 못한 회원들은 그나마 기댈 언덕인 세무사회에서도 거의 같은 기간을 암흑의 터널에 갇혀 있었다. 

이 시기는 사회 전반적으로 비대면 소통이 중심적인 소통방법으로 그 축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였다. 물리적으로 모여서 얘기하기 힘든 상황에서 집행부가 회원들의 비대면 소통까지 막은 배경이 과연 무엇일까 참으로 의아했다. 이를 통해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지 그 득과 실을 분석해 보고 싶은 호기심까지 일어난다.

시간이 흘러 2021년 11월 4일에 세무사회는 ‘아젠다S-33'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세무사법 개정 등 제도개선 및 업역확대·침해방지, 세무사회 홍보 및 위상제고 방안, 회원사무소 운영 활성화 방안, 회원 업무편의 위한 각종 프로그램 개발, 각 분야별 회원교육 확대, 직원 양성 및 교육관리 강화, 세무사회 업무효율 활성화 방안 등 7개 분야로 33개의 사업을 통칭한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추진 의제였지만 회원 간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든지 자유게시판 복원하겠다는 내용은 없다.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회원의 힘을 모아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소통이 원활하면 더 좋을 텐데 숨기기라도 하듯 철저하게 비소통 또는 통제의 그늘을 고수하고 있다.

2021년 3월에 세무사회는 세무플랫폼 기업 ‘삼쩜삼’을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그후 삼쩜삼은 유명연예인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세무사 직업에 선전포고라도 하는 듯 날선 광고멘트를 날렸다. 1년이 넘었지만 이러한 IT기업의 세무사 업무 침탈 행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세무사들의 소통을 막은 결과가 이런 외부자의 침입을 방관하고 무관심으로 이끈 것은 아닐까 반성해본다. 

삼인행이면 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삼인행이면 필유아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논어 술이편에 나오는 말이다. 함께 하면 배울 점이 있어 모두가 나의 스승이 된다는 것이다. 순간적인 판단은 잘못 될 수 있어도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소통을 하고 이를 통해 믿음이 생기고 나면 나를 뒷밭침하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된다. 외로움의 해소는 기본이요 든든함도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게 된다.

인(仁)은 논어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덕목으로 근본적 이념이다. 사람이 둘 이상이면 서로에게 존중으로 대함을 뜻한다. 존중을 바탕으로 소통한다는 말이다. 인간관계와 조직의 발전에 인을 바탕으로 서로 소통하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음은 당연하지 아니한가?

소통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을 의미하거나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의미한다. 항상 일방적이 아니라 상호교환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고 이는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소통의 장을 마련해 놓아야 가능한 일이다. 기왕에 마련돼 있는 소통의 장을 코로나의 발생으로 대면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막아버리는 것은 회원의 소리는 아예 듣지 않겠다는 발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주변에선 이미 소통의 장이 가상공간에 까지 넓혀져

지난 1월 26일 국세청은 온라인으로 개최하던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로 개최해 화제가 됐다. 당시 국세청의 메타버스 회의를 두고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온라인에서의 의사표현 마저도 막아 놓고 있는 세무사회와는 너무나 대비되는 상황이라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또 부산지방국세청은 지난달 법인세 신고기간에 맞추어 공익법인 설명회를 메타버스 내에서 진행하였다고 전해졌다. 미리 참석 가능한 시간에 맞춰 신청한 교육희망자는 각자 배정된 시간에 자신의 아바타로 메타버스(Metaverse) 내의 설명회장에 참석해 필요한 사항을 교육받았다. 

이러한 소통방법의 진화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까지 뛰어넘는 효율적인 의사 전달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안이다.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1859년)에서 식물과 곤충의 진화적 상호작용을 언급한 후, 진화생물학자 폴 에얼릭(스탠포드대 명예교수)은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거대한 생태계에서 둘 또는 그 이상의 그룹 간에 상호 연관된 진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는 경제학자(새뮤얼 보올스 매사추세츠주립대 명예교수), 경영학자(요시 셰피 MIT 경영대)까지도 공진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공진화의 필요성은 기업뿐 아니라 모든 조직에 기본적으로 적용된다. 그만큼 진화의 기초가 되는 소통은 더욱 소중하다.

사회 전반에 걸친 공진화, 세무사회에서도 작동해야 한다

세무사는 고객이라는 의뢰인과 국세청이라는 정부기관의 매개체로서 적법한 세금신고를 주업으로 하는 직업 집단이다. 세무사를 회원으로 하는 세무사회도 사회 구성의 한 축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단기적으로는 고객, 세무사, 세무사회, 정부가 따로 노는 것 같지만 조금만 범위를 넓혀보면 여러 주체가 공진화의 과정 속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객과의 소통의 점점을 찾기 위해 광고를 하고 있는 세무사회와 세무사는 서로 공진화의 주체적 세력일 수밖에 없다.

세무사회의 구성원은 20대부터 9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의 세무사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는 것은 세무사회의 기본적인 책무이다. 좋은 소리만 듣고 쓴 소리는 아예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공진화는 흩어진 메아리로 남을 뿐이다.

2년째 막혀 있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조속히 복원함은 세무사회와 회원의 공진화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조치로 생각한다. 지금은 회원들의 쓴 잔소리가 나중에는 더 없이 달콤한 회원들의 칭찬으로 변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세무사제도와 세무사회의 발전을 위해 회원의 기본적인 목소리를 청취하고 회무에 적극 반영해주길 기대한다. 회원을 주인으로 대하는 회가 신뢰를 받을 수 있고, 회원을 주인으로 섬기는 리더가 가장 훌륭한 리더라 할 것이다. 

 

이종탁 논설위원·세무사
이종탁 논설위원·세무사

 

[프로필]
•세무법인 윈윈 대표
•국세동우회 자원봉사단 부단장
•대한세무학회 부학회장
•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전) 서울지방세무사회 부회장
•전)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국립세무대학 2회 졸업
•경희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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