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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세무사회장 선거 불법‘혼탁 왜 계속되나? ⓵시대 역행하는 임원선거규정
<기획>세무사회장 선거 불법‘혼탁 왜 계속되나? ⓵시대 역행하는 임원선거규정
  • 이대희 기자 ldh7777@intn.co.kr
  • 승인 2022.03.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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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말문 막고 회원참여 제한…회원 선거운동 규정없고 공청회·인터뷰, 카톡 등 SNS 금지
-집행부에 예속된 비독립적 선관위, 회장이 임명한 윤리위원 모두 자동으로 선관위원 맡아
-대한변협은 외부 추천 위원으로 선관위 구성, 독립기관…‘회원 누구나 선거운동 가능’ 명시

지난해 6월 치러진 한국세무사회장 선거 및 회무집행과 관련, 세무사회 임원 등에 중징계를 요청하는 세무사들의 진정서가 감독기관인 기획재정부에 제출되고 형사고발까지 이뤄진 사실이 국세신문 취재결과 드러났다.<3.8일자 관련기사 참고> 선거 때마다 계속된 혼탁·과열의 후유증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된 데 대해 회원들의 우려가 크다. 세무사회 임원선거규정과 선거관리에 어떤 문제가 있는 지 짚어본다<편집자>

“부패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이재명 민주당의 썩은 패거리들..” 

“집값이 이렇게 천정부지로 올라간 것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만든 것..” 

“민주당 정권은 기업 하는 사람 범죄시하고 강성노조하고만 아주 죽고 못 사는 연애를 해 왔어..”

정치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공직선거법에 의거해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한 후보의 선거기간 중 발언으로, 1만5천 세무사 단체인 한국세무사회 회장선거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기 위해 인용한 것이다. 세무사회 선거에서 이런 정도의 발언을 했다면 난리가 나고 곧바로 징계와 고발로 이어졌을 것이다.

현 정권과 상대후보를 공격한 위의 인용구는 ‘막말’ 비판에도 불구하고 선거 초반부터 투표 직전까지 계속됐고, 이런 발언을 한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 등 제재를 가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공직선거법에 ‘공공의 이익에 반하지 않을 때’는 후보자와 투표권자인 국민의 선거운동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달리 세무사회 ‘임원선거관리규정’은 후보 말문을 막고, 유권자인 세무사 회원의 선거운동 참여를 철저히 제한하는 시대착오적이며 상식 이하의 내용들로 일관돼 있다.

‘원칙과 공정’이 한국 사회의 화두로 자리잡은 21세기에, 그것도 사회지도층으로 불리며 국가가 자격을 부여하는 세무사단체에 이런 선거규정이 존재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더구나 회원들은 이런 문제점을 아는지 모르는지 불평 없이 순응하는 상황이 무척 안쓰럽다.

세무사회 선거규정은 후보등록 때부터 규제 일변도다. 소견문과 홍보물 등에 대한 검증에서 현직 회장이 출마할 경우 회무집행을 비판하는 문구는 ‘비방’ 등을 이유로 삭제되기 일쑤다. 건전한 비판조차 용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선거 때 모 후보의 공약에서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세무사회’라는 문구 중 ‘상식’과 ‘공정한’이란 단어가 삭제될 정도다.

심지어 전회원에 뿌려진 인신공격성 불법유인물로 피해를 본 후보가 소견발표회에서 해명하는 것조차 즉각 제지되는 이해할 수 없는 선거관리가 진행돼 왔다. 선관위가 검증한 소견문에 없는 내용은 어떠한 것도 주장할 수 없다.

세무사회 임원선거에서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선거관리가 계속될까. 시대에 뒤떨어진 선거규정 때문이다.

‘공직선거법’과 유사 자격사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의 ‘선거규칙’은 원천적으로 후보자와 유권자(회원)의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보장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58조와 대한변협 선거규칙 제11조는 각각 “누구든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후보 및 선거권이 있는 자는 누구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반면 세무사회 선거규정은 회원의 선거운동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 세무사회의 주인인 회원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선거규정 제9조의2는 후보자와 회원 등은 선거와 관련 언론 인터뷰나 카카오 등 SNS를 통한 선거운동 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토론회와 공청회도 허용하지 않는다. 지방 순회 소견발표에서도 기 제출된 소견문의 범주를 벗어나면 즉각 제지된다.

전문자격사단체의 회장을 뽑는 선거가 초등학교 반장선거 보다 못하다는 회원들의 비아냥거림과 감독기관인 기획재정부의 규정개정 권고에도 시대착오적 규정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주인이자 유권자인 세무사 회원들은 후보자의 됨됨이를 검증할 수단과 기회조차 접하지 못한 채 집행부와 선관위의 ‘깜깜이 선거’에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윤리위원회 장악세력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규정…‘기울어진 운동장’ 게임”

세무사회 선관위는 회장이 100% 임명하는 윤리위원들로 구성된다. 선거규정에 회장이 임명하는 ‘윤리위원회 위원’이 자동으로 ‘선거관리 위원’이 되도록 해놨기 때문. 따라서 선관위는 집행부에 예속된 독립성이 전혀 없는 조직으로 전락하고, 선거관리도 집행부나 윤리위원회를 장악한 세력과 가까운 후보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집행부와 대척점에 선 후보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는 매우 불합리한 여건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세무사회와 달리 대한변협은 임기 2년의 독립적인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상시 운영한다. 선관위원은 각 지방변호사회, 법원, 검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언론계, 학계, 기타 분야에서 학식과 덕망있는 인사들을 추천 받아 협회장이 임명 또는 위촉한다.

이에 더해 세무사회의 정화조사위원회와 윤리위원회 격인 ‘조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의 위원은 아예 선관위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에 못 박고 있다. 감사의 지적에도 정화조사위원장이 버젓이 윤리위원이 되고 선관위 구성 때 선관위원으로 참여하는 세무사회 선거규정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처럼 집행부 일원인 윤리위원과 선관위원이 동일 인물들이기 때문에 친 집행부 후보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제재가 어렵고 설사 고발되더라도 징계가 쉽지 않다. 회장에 당선만 되면 측근들로 윤리위원들을 새로 임명하기 때문에 불법 선거운동 행위에 대한 징계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이렇게 임명된 윤리위원들은 다음 선거에서 또다시 선관위원이 됨으로써 불공정 선거가 자행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고 있다.

한국세무사회의 회장선거는 1만5천 세무사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데 합당한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일꾼을 선출하는 절차다. 그런 만큼 절차에 불법과 편법이 작용하지 않고 공정해야 하며 회원은 물론 국민이 선거결과를 수긍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세무사회 ‘선거관리규정’은 조세전문가단체의 이미지 실추와 함께 회원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

세무사회가 주창하는 ‘국내 유일 조세전문가 단체’의 위상 차원에서도 대외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선거규정 마련이 시급하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더구나 선거기간에 집행부 입맛대로 규정을 뜯어고치는 행태가 반복돼선 안된다.

강남의 한 원로 세무사는 "전문자격사단체라면 최소한 선거규정은 ‘공직선거법’에 준하는 정도는 돼야 한다. 선거운동 금지사항을 최소화하고, 후보자와 투표권자인 회원이 공정한 룰에 의해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고쳐야 한다"면서 "시간이 많지 않다. 내년 6월 회장선거가 공정경쟁이 이뤄지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지금부터 개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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