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핵심부품 ‘리튬이온전지’ 공급망 내 인수합병 증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7월 현대차그룹과 LG솔루션의 합작회사 설립을 승인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LG화학의 도레이 헝가리 주식의 50% 취득을 승인하는 등 최근 전기차 시장의 인수합병(M&A)를 신속히 심사해 승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그린뉴딜 등 친환경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전기차 시장 역시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공정위는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는 기업결합은 신속히 심사·승인하여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부응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등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 적극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친환경·저탄소 정책이 강화로 전기차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이 전기차 체제로 사업을 전환하고 공급망을 확충하는 등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 전기차 시장에서는 원재료 공급시장(Up Stream)에서부터 부품 및 완성차 제조시장(Down Stream)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생산을 위한 전 과정에서 M&A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핵심부품인 리튬이온전지와 관련한 M&A가 다수를 차지하며 버스·트럭 등 상용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생산을 위한 구조개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 M&A 사례를 살펴 보면, 전기차 제조사가 해외에서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리튬이온전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배터리 제조사와 합작을 추진했다.
배터리 공급업체가 유럽 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중간소재 생산업체를 인수한 사례도 있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소재인 양극재 및 음극재에 들어가는 원재료의 안정적 공급 및 기술제휴를 위해 주식취득, 합작 등을 추진한 사례를 비롯, 해외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기업과 경쟁하는 중국·일본 상용차 제조업체들이 협력한 사례가 있다.
공정위가 전기차 분야 M&A를 승인한 주요 사례는 지난해 7월 19일 승인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회사 설립 건과 지난 3일 승인한 LG화학이 도레이 헝가리(Toray Hungrary) 주식 50% 취득 승인 건이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이 포함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50%씩 출자해 인도네시아에서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했다.
이 M&A는 현대차그룹 차세대 전기차에 필요한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를 생산·판매하기 위해 추진됐다.
공정위는 전기차 제조사와 핵심부품인 리튬이온전지 제조사 간의 수직결합으로 이 시장에는 테슬라, GM 등 유력 경쟁자가 다수 있으며,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경쟁 전기차 제조사들의 배터리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수직결합에 따른 봉쇄 우려가 적다고 보고 승인했다.
공정위는 지난 3일 LG화학의 도레이 헝가리(Toray Hungary) 주식의 50% 취득을 승인했는데, 이는 유럽 내에 전기차용 배터리 분리막의 공급망을 확충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다.
이 기업결합은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 제조사와 그 핵심소재인 분리막 제조사 간의 수직·수평결합이다.
공정위는 이 두 시장은 시장집중도가 높지 않고 다수의 경쟁자가 존재하며, 경쟁사들의 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경쟁 제한 우려가 적다고 보고 승인했다.
공정위는 이밖에 리튬이온전지 양극재·음극재 제조사와 원재료 공급사 간 M&A도 다수 승인했다.
리튬이온전지를 구성하는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는 탄산리튬, 전구체, 니들코크스 등을 원재료로 한다.
독일, 벨기에, 일본, 중국 등 양·음극재 제조업체들은 보다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공급받고 기술적 제휴를 통해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고자 원재료 공급업체들과 기업결합을 추진했다.
이분야 기업결합 승인 사례에는 ▲BASF SE(독일, 양극재 제조)의 Human Shanshan Energy Technology(중국, 탄산리튬 공급) 주식취득 ▲Umicore그룹(벨기에, 양극재 제조)의 Freeport Mcmoran그룹(미국, 전구체 공급) 주식취득 ▲ JFE그룹(일본, 음극재 제조)과 BaoWu그룹(중국, 니들코크스 공급사) 등의 합작회사 설립 건 ▲ Zhejiang Huayou Cobalt(중국, 전구체 공급)의 Tianjin B&M Science and Technology (중국, 양극재 제조) 주식취득 건 등이 있다.
이외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21일 중국의 전기 상용차 제조업체인 BYD와 일본 토요타 계열의 상용차 전문 제조업체인 Hino의 합작회사 설립을 승인한 바 있다.
이 기업결합은 전기차 및 상용차 분야에서 BYD와 Hino가 지닌 기술과 노하우 등을 공유해 급증하는 전기 상용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국내시장에 영향이 없어 승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