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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안정은 고사하고 산유국들 자극만?…비축유 방출 시기 논란
국제유가 안정은 고사하고 산유국들 자극만?…비축유 방출 시기 논란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11.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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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전문가, “1주일 남은 OPEC+ 회의…내년초 비수기 앞두고 왜 지금?”
— 사우디, 미 의도 ‘악의적’ 판단→감산폭 늘릴듯…UAE, 방출효과 과소평가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영국 등 5개국이 미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5000만 배럴 전략비축유 방출에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것이 오는 12월2일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이 포함된 OPEC+에 큰 영향을 줄 지에 대해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전체적인 물량 규모가 ‘바닷물에 석유 한방울’이라는 부제를 달라 석유 생산량과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한국 석유 전문가는 연초 비수기에 비축유를 방출하면 실제 공급량 증가효과가 커서 산유국들의 불만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부탁한 국제석유산업 전문가는 24일 본지 인터뷰에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2월2일 OPEC+ 회의, 그리고 내년초 원유 비수기를 앞둔 시점에 비축유 방출 카드를 꺼내 지지국가들을 끌어 모으는 배경은 단순히 국제유가하락을 유도하려는 의도로만 보기 힘들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OPEC+는 당초 매일 40만 배럴씩 생산하는 월 증산 목표를 세우고 이를 꾸준히 지켜왔다. 국제사회에서는 OPEC+가 제시한 원유증산 목표대로 꾸준히 증산할 경우, 국제유가가 내년 초반에 안정된다는 점에 암묵적 합의(consensus)가 있었다.

각국이 ‘코로나 일상(With Corona)’을 선언하면서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국제유가를 자극했고 가수요까지 가세해서 그런 것이지, 현재 산유국들의 증산 일정대로라면 국제유가는 조만간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미 바이든 대통령이 갑자기 비축유 방출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비축유 방출 제안이 하필 매년초 비수기를 앞두고 발표된 점도 OPEC+를 특별히 자극할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 전문가는 “가장 큰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특별히 미국의 방침을 거스르려고 할 의도가 없고, 아랍에미리트(UAE)는 비축유 방출 발표에도 감산 목표를 변경해 추가 감산할 의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방출될 비축유 5000만 배럴은 성수기 때는 문제될 게 없지만, 매년 원유 비수기인 내년초를 앞두고 방출된다면 실제 시장 효과를 떠나 산유국들로서는 그 의도 때문에 여간 불쾌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바이든 미 대통령의 비축유 방출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 들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장이라고 설명했다.

한 석유산업 전문가는 “중국은 최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비축유 방출 제안 이전부터 자국 석유회사에 비축 물량을 이미 상당부분 풀어왔으며, 미국측 요청에 응했다기보다는 시기적으로 그런 부분이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는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또 “인도는 산유국이면서 천연가스도 생산되고 있지만 워낙 자체 수요가 커서 국제유가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산유국들과 OPEC+에 적극적으로 가격 인하를 요청하는 나라”라고 밝혔다. 당연히 미국의 제안에 즉시 응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일본과 영국, 호주, 한국 등 석유수요가 높고 공공부문 중심 석유비축을 수행하는 나라들도 고유가 부담을 빨리 덜고자 미국 요청에 적극 호응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의도가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른 석유업계 전문가는 “미국이 자국의 외교안보전략에 복무하는 쪽으로 에너지 문제를 활용한다면, 이번 비축유 방출을 계기로 가급적 확실하게 미국 편에 서도록 하면서 OPEC+ 국가들의 자체 협상력을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사우디가 비수기에 비축유 방출을 주도한 미국의 의도를 악의적이고 감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이번에 미국의 비난을 무릅쓰고 기존 OPEC+ 감산 목표를 조정하자고 나설 가능성도 없는 게 아니다”면서 “그럴 경우, 지구촌 공급망 재편을 꾀하는 미국의 의도대로 에너지 생태계가 재편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별다른 분석이나 입장 표명 없이 5000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의 시장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UAE, 비수기를 노린 미국의 의도에 대응하는 사우디의 외교적 방향에 따라 내년초 국제유가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비축유 방출 결정에도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2.28% 오른 배럴당 78.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2.91% 뛴 81.33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이 꺼내 들고 한국, 일본, 영국, 인도, 중국 등 5개국이 호응에 나선 전략비축유 방출이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카드일지, 아니면 산유국들만 자극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지=연합뉴스
미국이 꺼내 들고 한국, 일본, 영국, 인도, 중국 등 5개국이 호응에 나선 전략비축유 방출이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카드일지, 아니면 산유국들만 자극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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