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0:56 (금)
임채룡 전 회장 “건강한 것에 감사한 마음만 가지면 나눔·봉사할 수 있어”
임채룡 전 회장 “건강한 것에 감사한 마음만 가지면 나눔·봉사할 수 있어”
  • 이대희 기자
  • 승인 2021.10.25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간기획>세무사 노블레스 오블리주 - (2) 임채룡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
-2010년 탈북민 신혼부부 10쌍 합동결혼식의 혼수품 후원 이후 10여 년 새터민 봉사 계속
-수년 전 환경분야로 봉사영역 넓혀…‘괜찮아 지구야’ 상임고문으로 재정 지원·캠페인 활동
어린이 환경운동단체인 ‘괜찮아 지구야’의 지구지킴이 어린이와 함께한 임채룡 전 서울세무사회장.
어린이 환경운동단체인 ‘괜찮아 지구야’의 지구지킴이 어린이와 함께한 임채룡 전 서울세무사회장.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는 데 대해 감사함을 갖고 있으면 나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 대해 얼마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도울 수 있다. 그것이 노력봉사든 금전적 지원이든 마음만 있으면 나눔으로 연결되고 여력이 있는 만큼 돕게 된다.”

드러내지 않고 조용하게 봉사의 삶을 살아가는, 이런 나눔을 통해 자신의 행복과 만족을 찾는 임채룡 세무사(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세무법인 민화 대표)의 봉사관(奉仕觀)이다.

누구나 하는 평범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과 여건을 탓하면서 주저하고, ‘좀 있다 할거야’라며 뒤로 미루는 바람에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봉사이고 나눔이다.

임채룡 전 회장은 “낯선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는 탈북 새터민들을 수시로 만나고 그들과 함께 어울려 불편과 애로를 들을 수 있도록 코로나19 상황이 하루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책상 옆 새터민과의 행사 사진에 눈을 고정시켰다.

오랜 기간 새터민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 온 그였기에 코로나19 국면의 장기화 등으로 몇 년 전부터 그들과의 만남이 여의치 못한데 대한 안타까움과 서운함이 배어났다.

임채룡 회장이 운영하는 세무법인 민화의 새터민 장학금 전달
임채룡 회장이 운영하는 세무법인 민화의 새터민 장학금 전달

임 회장의 새터민 돕기는 지난 2009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어려움을 접하게 되면서다.

2010년 송파지역 새터민 신혼부부 10여 쌍의 합동결혼식을 주선하고 혼수품을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25,000여 탈북자에 대한 지원사업을 펼쳐 지역 내 ‘아리랑’이라는 업소를 정착하게 하는 등 새터민 사랑을 키워왔다.

당시만 해도 탈북자 관련 단체가 많지 않았고 이들에 대한 관심도 적었을 때다.

2011년부터는 새터민 자녀들이 대한민국에서 꿈과 희망을 키우는데 조금이나마 격려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2013년 ‘세무사 기독교선교회장을 맡으면서 지원활동은 보다 왕성해졌다.

2014년 남한산성에서 새터민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체육행사를 개최해 그들과 함께 어울려 뛰고 식사를 나누며 외로움을 달래줬고, 새터민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남한산성에 개최된 새터민들과의 체육행사와 장학금 전달식 후 기념촬영
남한산성에 개최된 새터민들과의 체육행사와 장학금 전달식 후 기념촬영

그해 세무사선교회 송년회 때에는 송파구 중증장애인협회로부터 추천받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 11명을 초청, 전동휠체어 배터리를 전달하고 위로했다.

임채룡 회장은 6.25전쟁이 한창인 1951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순천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에 합격했으나 등록금이 없어 입학을 포기했다.

이후 공무원시험에 응시, 17년간 세무공무원으로 근무한 그는 세무사 시험 통과와 함께 1993년 개업해 46년을 세금과 관련해 살아왔다.

가난으로 중단했던 학업은 세무가가 되어 다시 시작해 주경야독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마침내 2010년 8월 가천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만학(晩學)의 꿈을 이뤘다.

어린 시절부터 뼈저리게 가난의 아픔을 느끼며 살아왔기에 낯선 환경과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새터민과 그 자녀들의 삶을 외면할 수 없었던 그의 행보는 당연했다. 그들에게 마음을 주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언제든 찾는 임 회장의 나눔 실천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어린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며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감동이며 무엇보다 가장 아름답다”는 임 회장의 말에서 아직도 동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순수함이 느껴진다. 장학금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임채룡 전 회장은 한국세무사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도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어려운 이웃에 대한 지원과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서울역 앞 노숙인 등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사단법인 해돋는 마을’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사랑의 밥퍼 봉사활동과 후원금을 지원하는 봉사를 지속했으며, 회원 행사도 나눔실천의 확산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

서울지방세무사회 회장 당시 업무에 지친 회원들의 심신을 풀고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회장배 나눔 자선 골프대회’를 진행했는데 ‘사회에 대한 기부’를 우선해 강조한 것이 그 예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개최하게 되었다. 즐겁게 운동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이웃돕기 기부를 해달라”며 참석 회원들에게 반 강제(?)로 기부금을 걷는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다. 선행의 주인공이 되라며 지갑을 열게 만드는 특유의 너스레다. 기부금은 자선단체에 전달됐다.

4년의 서울세무사회장 재임에서 회원과 함께하는 이런 식의 봉사와 나눔실천은 계속됐고 회직을 그만 둔 후에도 터전인 송파지역과 교회 활동 등을 통한 봉사의 삶이 계속되고 있다.

21세기 들어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것과 맞물려 임 회장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수년 전부터는 봉사의 영역을 환경 분야로도 넓혀가고 있다.

2011년에는 환경운동단체인 (사)한국그린피아연맹 고문으로 선임돼 자연 생태계 보전과 자원재활용 및 환경오염 방지 활동에 나서고 있다.

'괜찮아 지구야'의 지구지킴이 어린이들과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는 임채룡 상임고문.
'괜찮아 지구야'의 지구지킴이 어린이들과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는 임채룡 상임고문.

2018년부터는 지구온도 1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어린이 환경운동단체인 사단법인 ‘괜찮아 지구야’의 상임고문을 맡아 재정 지원을 하며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괜찮아 지구야’는 어린이들이 생활 속에서 부모들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이를 SNS로 공유 확산하는 실천운동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모여서 만들어진 캠페인으로 지금까지 전국에서 2만명 가까이 참여를 했으며 참여 인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서 시작한 이 운동은 지난해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마카오지부도 설립되어 해외 어린이들도 이 환경실천에 동참하고 있다. 임 고문과 어린이 부모 대표단이 봉사하며 이끌고 있다.

2019년 초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괜찮아 지구야’ 캠페인 출범식에서는 송영길 의원 등을 명예 지구지킴이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등 정치권에 생태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괜찮아 지구야' 출범식에서 송영길 의원 등 정치인들과 함께.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괜찮아 지구야' 출범식에서 송영길 의원 등 정치인들과 함께.

쉼 없는 임 회장의 나눔 실천을 평가한 재경 순천중·고교 총동창회는 2016년 그에게 ‘자랑스런 동문상’으로 치하했으며, 2021년 장애인신문 등이 주최한 ‘대한민국을 빛낸 13인 대상’의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러한 주변의 치사에 임채룡 전 회장은 “누구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했을 뿐 내세울 게 없다”면서 “나 보다 못한 환경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너무 호사를 누리고 많은 걸 갖고 사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들 때 조금씩 나누는 것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겸연쩍어 한다.

그가 돕고 사는 삶을 택한 이유는 단순하고 그리 어렵지 않지만 짙은 여운을 준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