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으로 기업들, 은행 시스템 거치지 않고 자금 이동 가능해져
은행들 디지털 자산 시대 합류 불가피…수탁서비스와 결제서비스 재편해야
자본시장이 디지털 자산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기업들이 은행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자금 이동이 가능해 지면서 2020년 2조 달러로 추정되는 은행의 국제 결제 관련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자금의이동 속도가 빨라졌고, 자금의 이동 비용이 저렴해졌으며, 자금을 소유하는 방식이 쉬워졌고, 자본 조달을 위해 즉각 기업 지분을 발행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금융서비스 산업에서 디지털 자산의 미래가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하는 확실한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딜로이트가 최근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등 세계 주요 지역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및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이해를 갖춘 고위 경영자 및 실무자 12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향후 5~10년 이내 디지털자산이 명목통화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인들은 결제 서비스에 디지털 자산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 기업들은 현물과 외환거래의 실행과 국가간 자금이체를 은행의 국제업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수수료를 내고 있다.
보고서는 2020년 기준 환차손익이 위험이 없는 국제통화 이체와 관련한 은행의 글로벌 결제수익은 약 2조 달러로 추정했다.
하지만 디지털자산 도입으로 이같은 거래를 은행을 통하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은행에서 관련 매출은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딜로이트는 “결제의 본질이 변모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은 결제관련 사업과 매출 모델을 재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단순히 과정을 수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사업모델, 매출모델, 국제결제 및 자금 이동을 둘러싼 근본적인 구조를 탈바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금융서비스 산업 종사자들의 47%는 금융서비스기업이 디지털 자산을 위해 수행해야할 가장 중요한 역할로 수탁 서비스(Custody)를 꼽았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DBC) 보유 및 거래에서 가장 우려할 사항으로는 ‘안전한 수탁’을 꼽았다.
보고서는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자산의 설계와 실행 방식이 매우 다양한 만큼 디지털 자산 수탁 모델 또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있다고 전망했다.
딜로이트는 디지털 자산의 수탁 사업은 상장 유가증권 등 여타 자산과 달리 운영 시스템을 강력하게 보호하고 고객들의 개별적인 선호도에 맞추기 위해 새로운 종류의 기술적 인프라와 함께 새로운 처리과정과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자산의 성장에 자극 받은 금융서비스 기업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맡으려고 노력해 일반기업들이 디지털 자산을 이용해 이른바 셀프 뱅킹(self-banking) 모델 도입 의욕을 꺾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은행들이 기업과 협력해 디지털 자산 관련해 한층 개선된 모델을 개발하는데, 은행이 핵심 역할을 하는 미래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소, 수탁기관, 가상화폐 기반 투자상품을 내놓는 업체들에 맞서 이 부문에 직접적으로 참여해 더욱 적극적인 경쟁을 펼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딜로이트는“향후 10년 간 금융서비스 산업, 화폐의 본질, 금융 경제활동의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 시대 합류는 불가피하며, 디지털 자산과 새로운 글로벌 금융서비스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 이익 극대화 방법에 대한 문제만 남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