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7:10 (목)
슈퍼카 대주주 사용 혐의 대기업들, 국세청 검증에 “억울해”
슈퍼카 대주주 사용 혐의 대기업들, 국세청 검증에 “억울해”
  • 이상현 기자
  • 승인 2021.08.27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의전용으로 구입한 법인차량, 연식노후에 운행 적은 편” 반박
- “국세청, 빅데이터 분석증거 제시” 소문…혐의인정땐 수정신고

국세청이 지난 3월말 법인세를 신고‧납부한 12월말 결산법인들의 신고내용을 검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법인차량을 대주주 일가가 사용해 논란을 빚은 고가 외제차 보유 대기업들은 국세청이 제시한 증거로 수정신고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세정가 취재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용호 국회의원과 언론보도로 알려진 CJ 등 고가외제차 보유 대기업들에게 법인 보유 슈퍼카를 대주주가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정밀 분석한 자료를 지난 7월 하순 전달했다.

국세청은 이 분석자료를 만들기 위해 상위 재벌그룹 계열사 대주주들이 고가외제차량 운행을 위해 법인카드로 지출한 비용은 물론 대주주 개인 차량, 임직원 전용보험, 대주주나 대표이사 가족들의 해당 법인 취업과 인건비 지급 여부 등을 정밀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무수한 거래자료를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으로 돌려 고가외제차량 이용과 상관계수가 높은 거래를 추려 여론에 공개된 기업들 재무‧세무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조사국 관계자는 27일 “CJ에도 국세청이 분석한 고가외제차량 운용 관련 빅데이터 자료를 전달했는가”라는 본지 질문에 “개별 기업 세무 정보에 대해 어떤 것도 확인해 주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고가외제차량 보유와 대주주의 사적 이용으로 언론에 거론된 적이 있는 법인은 CJ그룹 계열사들이 대표적이며, 삼성과 두산, 신세계, 남양유업, 오리온 등 재벌그룹들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들은 5억 원이 넘는 마이바흐를 법인 명의로 한 대씩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차량들은 법인이 구매했지만 대주주 일가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법인 승용차량 중 최고가 차량은 지난해 6월 등록한 최초 취득가액 기준 44억6000만원인 ‘부가티 시론’이다. 이 차량은 지난 5월 설립한 서울 압구정동 소재 향수회사 법인 AOZ 소유로 알려졌다. AOZ는 법인이 구입해 마케팅 용도로만 차량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AOZ 관계자는 "5월 도로오토모티브에서 마케팅 용도로 부가티 시론을 구입, 마케팅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면서 "매장 이동 전까지 도로오토모티브 측에서 보유하고 있었고, 매장 이동 이후에는 늘 매장에 전시돼 있다"고 본지에 알려왔다.

같은 해 11월에 등록한 ‘벤츠 마이바흐 62S’(13억7000만원)은 특히 CJ그룹 계열사인 CJ제일제당 법인차량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CJ(주), CJ대한통운(주), CJ제일제당(주), ㈜CJ E&M 법인이 모두 5억원 이상인 ‘벤츠 마이바흐’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CJ 그룹 관계자는 지난 8월 중순 본지 취재에 “E&M은 물론 대부분의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가차량들은 구입한 지 오래된 의전용 차량으로, 사용 빈도가 낮다”면서 “대주주가 법인 차량을 사용한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2021 국정감사 이슈분석’ 자료에서 “고가의 업무용 차량을 개인 용도로 이용하면서 사실상 탈세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용처리 상한선을 둬야한다”고 권고했다.

최근 3년간(2018년∼2020년) 국내 수입차량 신규등록 현황에 따르면, 약 78만344대의 수입차가 신규 등록됐다. 이 중 약 28만4715대가 법인이 구매했다. 특히 개인구매보다 법인구매가 많은 브랜드는 랜드로버(1만4094대), 포르쉐(1만318대), 재규어(3795대), 마세라티(3073대), 벤틀리(493대), 람보르기니(439대), 롤스로이스(412대) 순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무소속)은 “초고가의 스포츠카 등을 법인용으로 등록하고 사적으로 유용하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이 관행 때문에 2016년에 법인차 등록 요건을 강화하는 법인세법이 개정되기도 했지만 법인이 구매한 수입차는 2018년 9만4434대에서 2020년 9만9178대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세청은 해마다 전체 법인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12월말 결산법인으로부터 3월말까지 법인세 신고‧납부를 마치면 5월부터 신고내용을 확인(옛 사후검증)하고 검증하는 계획을 수립한다. 6월부터 계획에 따라 확인‧검증에 돌입하는데, 전산자료를 토대로 먼저 분석을 한 뒤 8월말 법인세 중간예납 기한까지 적어도 데이터상으로 확인되는 신고검증을 모두 마무리 한다.

대기업 본사가 많은 서울국세청 법인세과 법인2팀이 주로 이 업무를 수행한다. 슈퍼카 보유 대법인 신고확인‧검증업무도 이 팀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27일 본지 통화에서 “신고내용 확인‧검증을 통해 문제 소지가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수정신고를 권유한다”며 “대형 법인들은 지방국세청이 국세청 지침을 받아 직접 대응하고, 중소형 법인들의 경우는 세무서 차원에서 확인‧검증을 수행하도록 위임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압구정동 소재 향수회사 AOZ가 법인 차량으로 보유한 부가티 / 유튜브 화면 캡처
서울 압구정동 소재 향수회사 AOZ가 법인 차량으로 보유한 부가티 / 유튜브 화면 캡처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