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긴급사항으로 일반행사가 전면 금지돼 7월15일 개업식이 어렵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 6월말 서울 마포세무서장을 마지막으로 35년 공직을 마무리한 마포세무회계 김남선 대표 세무사가 손글씨로 쓴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지인들에게 돌렸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편지에서 따뜻함과 정겨움이 듬뿍 묻어났다. 납세자 편에서 세무사로 후반전을 시작하는 김 전 서장의 새출발을 현장에서 축하하려는 지인들의 아쉬움 때문에, 급하게 사진으로 전해진 손글씨 편지는 더 애틋했다.
김 서장을 잘 아는 전직 국세공무원은 이 사진 편지를 받고 기자에게 “국세청에서 심사 부서에서 오랜기간 탄탄한 실무를 갖춘 김 전 서장의 맑고 진지한 기운이 랜선 시대 새로운 성공 코드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 전 서장은 당초 7월15일 35년 마지막 공직 근무지 마포세무서 건너편에 사무실(마포구 독막로 229번지 201호)을 차리고 세무사로 개업하는 작은 잔치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난 9일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정부가 12일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 개업식을 강행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국립세무대학 2기로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김 전 서장은 여러 세무서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과 중부국세청 지방국세청에서도 세무조사 업무 경력을 많이 쌓았다. 국세청 본청 심사부서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불복 등 과세 실무를 세밀하게 섭렵했다.
6월말 마포세무서장 명예퇴임식에서는 “내일 아침 눈을 뜨면 퇴직했음을 기억하고는 잠시 당황하다가 이내 한껏 게으름을 즐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