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 세법상 “신고기한 3개월 지난 뒤 반환‧재증여 땐 2번 다 과세”
딸이 결혼한 뒤 사위에게 회사 주식을 증여했다가 1년도 못돼 이혼, 주식을 돌려받을 경우 당초 증여하면서 사위가 증여세를 한 번 냈는데 돌려받을 땐 장인이 또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처음 주식을 증여받은 날이 속한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인 증여세 신고기한 이내에 증여세 신고를 안하고 돌려줬다면 '주식을 받을 때'와 '주식을 돌려줄 때' 모두 증여세를 신고·납부할 필요가 없다.
최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큰딸 서민정 씨(30)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큰아들 홍정환(36) 씨와 이혼, 서 회장이 지난 2월 사위 홍씨에게 증여한 아모레 주식 73억4000만원을 돌려받기로 하면서 증여세를 두 번 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된 것 아니냐는 궁금증이 돌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21일 본지 통화에서 지난해 10월19일 결혼, 21일 8개월여만에 이혼을 발표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사위에게 증여한 주식을 돌려받은 건에 “증여세 신고기한 다음날부터 3개월이 지난 후에 반환하거나 재증여하는 경우에는 당초 증여와 반환‧재증여 모두에 대해 과세한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날 서 회장이 홍정환 씨에게 증여한 이 회사 보통주 10만주를 전량 돌려받은 것으로 공시했다.
국세청은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8조에 따른 증여세 신고기한이 지난 후 3개월 이내에 증여자에게 반환하거나 증여자에게 다시 증여하는 경우에는 당초 증여에 대해선 과세하되, 반환이나 다시 증여하는 것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21일이 증여세 신고기한인 5월31일 이내이기 때문에, 만일 홍정환 씨가 이날까지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받은 날짜'와 '돌려준 날짜'가 모두 신고기한 이내가 되므로, 홍씨와 서 회장은 어느 경우에도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홍씨가 증여세를 지난 2월8일 주식을 받고 5월21일 전에 증여세 신고납부를 했다면, 해당 증여세는 경정청구를 통해 모두 되돌려 받을 수 있다.
본지가 25일 아모레퍼시픽 홍보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홍씨는 2월8일 서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은 뒤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21일 되돌려 줬다. 회사 관계자는 "신고 기한 이내에 받은 주식을 돌려줬기 때문에 증여세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본지에 확인했다.
서 회장이 지난 2월 홍 씨에게 증여한 주식 10만주는 21일 종가 기준 가치는 73억4000만원이다. 홍씨의 아모레퍼시픽그룹 보유 주식은 이날부로 0주가 됐다.
주식 증여세는 증여전후 2개월의 주식종가평균액에 대해 1억원까지는 10%, 1억원 초과 5억원까지는 20%, 5억원초과 10억원까지는 30% 세율로 과세된다. 증여공제는 증여재산가액에서 1000만원을 차감한 금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