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저렴하게 치료할 수 있는 인슐린을 개발한 인도의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콘의  키란 마줌다르-쇼(Kiran Mazumdar-Shaw·67) 회장이 ‘2020 EY 세계 최우수 기업가’에 선정됐다. 

1978년 500달러와 직원 2명으로 바이오콘을 설립한 키란 회장은 회사를 2019년 매출 8억달러, 직원 1만1000명 이상의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혁신기반 생명 공학 회사로 성장시켰다 .

바이오콘과 자회사들은 전세계 헬스케어 부문에 영향력이 큰 회사다.

당뇨병을 앓고있는 수백만명이 저렴하게 치료할 수 있는 인슐린을 개발했으며, 암과 류마티스 관절염 및 기타 질병을 앓고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약을 생산하고 있다.

EY 세계 최우수 기업가상은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를 대상으로 선구적인 성과를 달성한 리더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비즈니스 분야의 오스카상’으로 불릴 정도로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상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인 EY가 매년 끝없는 도전과 리더십으로 혁신을 이끌어가는 모범적인 기업가를 뽑아 수여한다. 

각 국가와 지역별로 최우수 기업가를 선정한 뒤 다시 심사를 거쳐 세계 최우수 기업가를 선발하며 독립적인 심사위원단이 엄정하게 심사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EY는 5일 온라인으로 2020 EY 세계 최우수 기업가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41개국에서 선발된 46명의 최우수 기업가상 수상자 중 세계 최고 기업가로 선정된 키란 회장은 지난 2011년 싱가포르의 하이플럭스(Hyflux) 올리비아 럼 대표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수상자다. 

키란 회장은 1세대 기업가로 호주의 양조학교에서 마스터 브루어(Master Brewer)로 졸업하고 1975년 브루어 마스터로 일을 찾기 위해 인도로 돌아왔다. 

키란 회장은 이후 2년간 남성중심 양조산업에 진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효소를 생산하는 바이오 기업 바이오콘을 설립했다. 인도 벵갈루루의 임대 주택 차고가 첫 사업장이었다.  

바이오콘은 1년 후 효소를 미국과 유럽에 수출한 최초의 인도 회사가 됐다. 

현재 바이오콘과 자회사는 발효 기반의 소분자, 인간 인슐린 및 인슐린 유사체, 주요 항체 약물의 복제약, 특이 요법 및 연구 서비스를 포함해 인도 제약 회사가 취약한 부문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오콘은 120여개국의 고객과 거래하고 있으며, 현재 스타틴, 면역 억제제 및 기타 특수 성분 복제약 및 원료의약품(API)을 선도하고 있다.

2014년 인도 최초로 생명공학 업체로 상장한 바이오콘은 상장 첫날 10억달러를 모금했다. 

현재 시가 총액은 40억달러가 넘는다.

바이오콘은 의료품을 저렴하게 공급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9월에는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에 아르에이치마이너스(Rh-) 인슐린을 하루에 환자 당 필요한 평균 40단위를 10센트 미만으로 공급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현재 Rh- 인슐린 가격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저렴한 가격이다.  

바이오콘은 지난 15년간 전 세계 환자에게 20억 개 이상의 저렴한 복제약 인슐린을 공급했다.

키란 회장의 사업철학은 ‘불평등 해결을 위한 선한 자본주의’다. 

2004년 설립된 바이오콘 재단(Biocon Foundation)은 소외된 지역 사회에 일반적인 암과 전염성 질병에 대한 기본적인 건강 관리, 위생 및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저렴한 유방암 검진, 화학 요법, 미숙아 및 저체중아를 위한 저비용 장치와 같은 분야에서 많은 건강 관리 스타트업 기업의 엔젤 투자자로 나서고 있다.

키란 회장이 설립한 비영리 연구소인 ‘마줌다르 쇼 중개연구 센터(Mazumdar Shaw Center for Translational Research)’는 광범위한 질병 치료를 위한 획기적인 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저렴한 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2016년 키란 회장은 자신의 재산 75%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서약에 서명했다.

올해 EY 최우수기업가 수상자를 심사한 무스 토이사의 매니 스톨 회장은 “키란 회장은 기업가로서 결단력, 인내 및 혁신에 대한 의지가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심사위원단은 키란의 지난 30년간 성장을 유지한 능력과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기여한 그의 정직과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키란 회장은 이익보다 환자의 요구를 우선하는 철학으로 인도 최대의 바이오 제약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키란 회장은 “기업가 정신의 핵심은 문제 해결”이라면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세계적인 건강관리와 의약품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제공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Y 세계 최우수 기업가상과 같은 행사를 통해 더 많은 여성이 기업가 정신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리 기자 euri.lee@intn.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