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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징수 문화재관람료는 불법” vs "그럼 관리비 주든가"
“사찰 징수 문화재관람료는 불법” vs "그럼 관리비 주든가"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8.11.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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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투명성센터, 인권위에 “문화재유지보수비용 세부내역 공개 촉구” 진정키로

- 대법원, “모든 등산객에 관람료 징수는 위법”…정부, 징수 금지 자연공원법 추진
설악산 매표소에서 문화재구역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악산 매표소에서 문화재구역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연유산을 국민들이 한껏 누릴 수 있게 해준다는 취지로 지난 2007년 국립공원입장료징수가 폐지됐지만 일부 사찰에서 등산로 입구 매표소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문화재관람료를 거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법원도 불법적인 관람료 징수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여전히 상당 수 사찰들이 “문화재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든다”면서 관람료 징수를 강행하고 있어 관련 종교단체가 대응에 나섰다.

종교투명성센터(상임공동대표 곽성근, 김선택)는 “일부 사찰들이 매표소운영을 핑계로 애초에 거두지 말아야 할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면서 심지어 계속 인상해왔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문화재 유지보수에 쓰인다는 비용의 수준과 세부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할 진정단을 모집하고 있다”고 15일 본지에 알려왔다.

종교투명성센터에 따르면, 대법원은 “도로가 사찰경내를 통과한다는 이유로 등산객을 사찰관람자로 취급하여 관람료를 징수하면 안 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 이 집단소송에 참여한 시민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 뒤 여러 사찰들은 이런 문제를 인식해 관람료를 없앴지만, 대법원 판결이 소송 제기 당사자들에게만 해당 되는 맹점 때문에 상당수 사찰들은 여전히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2000년 시민단체 참여연대가 시작해 2015년까지 공익소송으로 대법원은 두 번이나 위법 판단을 내렸다. 판결에 따라 이를 어기면 벌금 100만원을 해당사찰이 부담하게 됐다. 대법원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람들에게 피고 사찰들이 18만원의 위자료까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피고 사찰들은 그러나 야박하게도 공익소송을 제기한 사람에게만 무료 통행을 하게했다. 종교투명성센터가 다시 나선 이유다.

종교투명성센터는 일부 사찰들의 문화재관람료징수가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되는데 경찰청이 단속하지 않아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에 속한 일반 국민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인 통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봤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내기로 하고 진정단에 참여할 국민들을 모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센터 운영위원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의 배병태 사무처장은 15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찰측은 해당관람료가 문화재유지보수에 쓰인다고 하는데, 그 비용의 수준과 세부내용은 공개된바 없다”며 “최소한 그 내용을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뉴스에 오르내리는 유치원비리의 경우에도 최소한 감사를 통해 그 내용이 알려진 것인데 사찰문화재의 유지보수비용은 이마저도 확인이 불가능한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으로 경찰사법행정권이 발동된다면, 국립공원입구에서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는 행위는 근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종교투명성센터의 주장에 대해 몇몇 사찰과 불교 종단은 “국가 문화재라고 하더라도 소유권은 개인이나 법인에 있을 수 있고, 등산객들이 사실상 사유지에 들어와 보호가 절실한 문화재를 관람토록 허용하면서 받는 관람료는 ‘문화재보호법’에서도 명시돼 있다”며 본지에 반박한 바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3월30일 본지 확인 취재 당시 “사찰이라고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문화재보호법’에는 ‘문화재를 보유한 자는 문화재의 보호와 유지관리를 위해 관람료를 징수할 수 있다’는 법조문이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본지 확인 결과, ‘문화재보호법’ 제49조(관람료의 징수) ①항에서는 “국가지정문화재의 소유자 또는 보유자는 그 문화재를 공개하는 경우 관람자로부터 관람료를 징수할 수 있다. 다만, 관리단체가 지정된 경우에는 관리단체가 징수권자가 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같은 조항의 제 ②에서는 “제1항에 따른 관람료는 해당 국가지정문화재의 소유자, 보유자 또는 관리단체가 정한다”고 돼 있다.

종교투명성센터는 당시 “사찰을 찾지 않는 등산객들도 부담하게 되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고, 정부가 명확한 징수기준을 만들어 시행령에 명시해 관련 갈등을 없애달라는 취지”라고 다시 반박했다. 문화재가 있는 사찰을 찾지도 않는 등산객들에게 등산로 입구에서 마치 법이 정한 것처럼 관람료를 받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한편 최근 자연공원법 개정을 추진하는 정부와 이제 강력히 반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이 협의에 나서 문화재 관람료 문제가 해결 조짐을 보일지 주목된다.

조계종은 관람료를 폐지한다면 정부가 이에 대해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계종에 따르면 국립공원 전체 면적 7.2%가 사찰 소유 토지다. 사찰 토지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자연공원법' 등으로 규제하는 것은 명백한 사유재산권 침해라고 조계종은 주장한다.

조계종은 또 많은 문화재가 자연과 공존하는 국립공원 내 문화유산지구를 환경부 주도의 현행 생태 위주 정책에서 생태와 문화자원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문화재청 주도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연공원법이 시행되면 전통 사찰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주장이다.

조계종은 문화재 관람료 문제 외에도 사찰이 내는 세금이 증가하게 되는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 추진, 고속도로 사찰 안내표지판 철거 등에도 반발하고 있다.

사찰이 걷는 문화재관람료는 불교 종단의 일을 위해 쓰이기도 한다. /그래픽=연합뉴스
사찰이 걷는 문화재관람료는 불교 종단의 일을 위해 쓰이기도 한다.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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