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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세무조사,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어디로 튈까?
포스코 세무조사,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어디로 튈까?
  • 이상현 기자
  • 승인 2018.07.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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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권여당이 싫어하는 리더십 때문? 해외투자실패 ‘게이트’로 가는 중?

- 자회사 포스코건설 조사와도 관련? 투자손실 확정 전에는 세부담 여전?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4일 포스코 주가는 무려 2.89%나 빠졌다. / 이미지 = 네이버 주식 화면 캡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4일 포스코 주가는 무려 2.89%나 빠졌다. / 이미지 = 네이버 주식 화면 캡처

 

대구지방국세청(청장 박만성)이 지난달 18일부터 관내 대기업인 포스코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몇몇 언론보도들이 최근 포스코 상황과 이번 세무조사를 무리하게 연결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본사가 포항인데 서울사옥에도 세무조사가 나왔다는 소문부터, 지난 5월 선임된 최정우 회장이 집권여당에 밉보인 점이 세무조사에 관련이 있다는 설, 전 정권의 자원외교와 권오준 전 회장의 관계를 토대로 해외투자 손실에 대한 법적 문제를 본격 따지기 시작했다는 소문까지 파다하다.

대구지방국세청 조사국 관계자는 4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법령에 따라 특정 납세자의 세무조사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언론보도로 알려진 사실을 피조사 법인에게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세무조사 사실 자체를 적극 부인하지는 않은 것이다.

포스코 홍보실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포항 본사에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사옥에서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 등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27일 공식 취임하는 최정우 회장 내정자 선임 과정에서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불편한 심사를 밝힌 것을 세무조사 배경과 연결짓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6월25일 최정우 사장 선임에 대해 “권오준 회장 비리를 덮어줄 사람이 뽑힌 것”이라며 인선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포스코 구성원들이 직접 회장을 뽑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포스코 CEO 선출 과정이 투명해지고 제도화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정치권 외압 가능성과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정기세무조사는 사전에 통지가 가는 것이므로 세무조사 타이밍으로 볼 때 정치적 해석은 무리일 듯”이라고 지적했다.

세무조사의 쟁점과 관련, 최근까지도 계속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포스코건설과 이번 모회사인 포스코 세무조사를 연관 짓는 해석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대구국세청의 간부는 “보도를 보면 포스코 세무조사를 한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포스코건설 세무조사 얘기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간다”면서 “무리하게 연결짓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스위스 세무당국이 관보를 통해 포스코(포스코건설) 측에 스위스 비밀계좌로 추정되는 금융거래 내역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는 취지의 보도와 관련, “케이먼군도 등 소위 조세피난처에 계좌를 개설하는 것만으로 조세회피 혐의로 보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부에서 “포스코가 최근 10년간 해외사업에서 많은 투자손실을 본 점이 세무조사의 쟁점이 될 것”이라는 소문도 예사롭지 않다.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크라카타우 포스코는 지난 2017년 한배 1343억원, 최근 3년간 7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스코 베트남 법인인 POSCO SS VINA는 2017년 551억원의 손실을 봤다.

가장 심각한 인도 법인은 전체 투자비 1865억원의 60%에 이르는 1092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50년만에 처음 재무통으로서 수장에 오른 최정우 내정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해외투자손실을 상당부분 메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내정자가 지난 4월 갑자기 사퇴한 전임 권오준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지면서, 권 전 회장 재임 당시 누적돼 온 해외투자 손실의 재무분야 해결사로 등극했다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대구국세청의 다른 관계자는 “중국 베이징올림픽을 정점으로 철강 경기가 지속 하락했고,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이후 국내 투자손실도 만만치 않다”면서 역외탈세가 주된 조사 쟁점이라는 분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세청의 반응과 무관하게 이번 포스코 세무조사가 그간 포스코의 국내외 손실은 법인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부탁한 한 공인회계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해외든 국내든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구입가역보다 낮은 가격으로 처분했다면 곧바로 손실분만큼 과세표준에서 차감되지만 투자손실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회계사는 “유가증권에 투자해 평가손실을 봤다면 이 손실액은 과세표준에서 차감되지 않고, 최종적으로 처분해서 그 손실 가격이 확정된 경우에만 과세대상에서 차감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철강경기 하락과 국내외 투자손실 등으로 지난 2010년부터 2015년 말까지 무려 5년여간 대세적으로 주가 하락세를 보여왔다. 인도 법인만 최종적으로 손실로 처리하고 나머지 해외투자분들의 영업손실이 최종 손실로 확정되지 않았다면 세금(법인세)부담까지 가중된다는 것이다.    

한편 최정우 회장 내정자는 1983년 포항제철에 입사해 35년간 근무한 정통 포철맨이다. 20년간 서울대 출신이 맡아온 회장 자리를 처음 부산대 경제학과 출신이 깬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50년만에 재무통이 처음 포스코 최고경영진에 등극한 사례로도 꼽힌다.

포스코와 핵심 계열사인 건설, 포스코대우(옛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켐텍 등에서 기획과 재무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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