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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ATP와 유권해석)
세정칼럼(ATP와 유권해석)
  • jcy
  • 승인 2006.03.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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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槪念)과 어의(語意)에서부터 예민한 논란이 예고되는 이른바 공격적 조세회피(ATP, Aggressive Tax Planning)가 우리 세정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ATP의 일반적 정의는 ‘세법의 정책적 의도 및 취지에 반해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회피하는 세금탈루행위’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정리되고 있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엇박자가 가능한 개념이고 정의다. 세법의 정책적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세금을 낸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모호할 수 있고, 더 큰 문제는 그 ‘의도’에 반하는 경우 적극적 규제 대상으로 분류된다면 논란의 여지는 충분함을 넘는다.
다소 생소한 ATP를 접하는 세무전문가들의 시각은 일단 ‘충분히 이해는 간다’는 쪽이다. 특히 경제활동이 글로벌화 되고 외환자유화에다 초고도 금융기법이 속속 등장하는 현실에서 세법의 허점을 갖고 놀다시피 피하고 빠져 다니는 ‘세금 폭주족’이 활개를 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ATP에 대한 규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주 한국조세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ATP 정책토론회에서도 초보적 단계의 논의이기는 했지만 어떤 형태로든 공격적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실제 ATP 사례와 현실적 대응한계를 설득력 있게 토론주제로 올린 한상률 국세청 조사국장은 ATP 폐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지능적 탈세행위자와 그 조장자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켰다는 측면에서 첫 토론회를 통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을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ATP가 규제를 전제로 하는 논의인데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변칙적 파생상품거래를 비롯해 조세피난처의 역외펀드를 이용한 주식거래, 금융상품 이월결손금 변칙공제, 엔스왑 예금 등 ‘전문 꾼’들에 의해 이뤄지는 탈세와 다름없는 사례가 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당국이 우려하는 ATP에 대해 일반 납세자들이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는, 아주 멀리서 이뤄지는 일로 비춰지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 곁에 있을 수 있는 ATP다. 단정하기가 모호한 ‘공격적 조세회피’의 개념은 앞으로 우리 세정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일단 규제 대상으로 분류하는 핵심기준인 ‘공격적’의 기준과 범위가 명확치 않다. Aggressive는 공격적인 의미도 있지만 의욕적이거나 적극적인 뜻으로도 널리 통용된다. 납세자가 자신의 재산권을 지키지 위해 적극적으로 절세의 방법을 모색한 것을 두고 공격적 조세회피로 몰아간다면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빚어진다.
실제로 ATP를 크게 걱정하는 국세당국에서는 ‘전문 꾼’들에 의해 이뤄지는 국제거래 내지 초고도 금융상품을 이용한 공격적 조세회피를 우선 내세우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금융기관의 PB(프라이빗 뱅킹)창구에서 서비스되는 세금 내용에까지 ‘적극적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는 공격적 조세회피가 미칠 수 있는 범위를 상정할 수 있는 대목으로 납세자 입장에서는 사전 계획에 의한 절세방법을 모색하면서 우선 부담으로 대두된다. 결국 납세자들은 앞으로 절세방법을 찾으면서 ‘과연 이 방법이 세법의 정책적 의도와 취지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 먼저 따져야만 공격적 조세회피의 ‘공격’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다는 의미도 갖게 되는데 이쯤되면 논란의 여지는 너무 많다.
또한 지금까지 세무대리인을 비롯한 조세전문가들은 의뢰인들에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극적인 절세 논리를 개발해 조력을 제공했는데 공격적 조세회피 이론 아래서는 소위 ‘논리개발’ 자체가 공격적의 범주에 들 확률이 아주 높아 논리개발 자체가 위축되거나 다툼내지 논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아주 높다.

교묘한 방법으로 세금을 빠져 다니는 ‘세금 폭주족’은 당연히 규제되고 차단돼야 한다. 이들의 수법이 워낙 정교하고, 의도적이고, 철저하게 합법으로 위장하고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규정지울 수 없는 당국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솔직히 세법이 이들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은 현실이다. 우리가 경험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전환사채를 이용한 재벌의 증여 방법이나 몰아주기 식 기회이익 편취 등도 엄밀한 의미에서는 공격적 조세회피의 범주에 넣을 수도 있다.
결국 이 문제의 해법은 정교하게 규정을 정비하는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세법의 취지와 의도를 법제화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권해석’이 큰 역할을 할 수밖에 없고 공평과 공정을 전제로 일관성 있게 유권해석 행정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당국이 제대로 된 유권해석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반복적 사례를 검토해 법제화 하는 단계를 밟아야 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유권해석 체계를 갖고 공격적 조세회피에 대응한다면 ‘다툼의 빈발’ 현상을 피할 수 없고 결국 세정의 신뢰와도 연결될 것이 뻔하다.
국세청 출신 직원이 보수가 몇 십 배 되는 로펌으로 진출하면 안타깝고 겁이 덜컹 난다는 현직 국세공무원들의 솔직한 심정은 결국 ‘공격적 절세’를 두고 벌이는 법해석의 싸움으로 볼 수 있다. 유권해석 업무를 초고도화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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