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한마디] 풍요속 빈곤에 대한 배려
국세청이 요즘 그렇습니다. 서기관 승진인사가 한번에 40명씩 나고, 세 자리 수 사무관 승진인사도 ‘턱 턱’ 내고 있습니다. 직원 승진인사는 한번에 2300여명이나 단행됐습니다. 승진 풍년을 실감하는 상황입니다.
인사적체가 심한 곳을 꼽으라면 국세청이 앞자리에 섭니다. 자리는 한정된데다 인원이 많아 국세청 승진은 말 그대로 ‘하늘에 별 따기’를 연상하게 했습니다. “국장이면 다같은 국장인 줄 아느냐” 는 식의 농담 섞인 말은 국세청 사람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렵게 승진한 뒤 붙이는 일종의 자존심 내지 자긍심의 표현이었습니다.
이런 국세청에 최근 몇 년 사이 승진벼락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연일 ‘개청 이래 최대’라는 수식어와 함께 승진 꽃마차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런 때 놓치면 기회는 없다’며 호기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명예퇴직 대열로 자리가 나더니 이제는 조직 확대 내지 업무영역 확대에 따른 승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국세청은 여름에 ‘결실의 열매’를 수확하고있습니다.
그러나 세상 일에는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게 마련입니다. 비록 대규모 승진이라고 말을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부의 시각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승진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는 직원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이들의 눈에는 승진풍년 현상이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풍요 속의 빈곤이 더 고달프고, 그림의 떡에는 배고픔이 따르는 모양입니다. 패자에게 보내는 격려의 박수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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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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