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퇴직 앞둔 간부가 기업에 고문 계약 강요하다 적발되면 책임을 묻겠다"
국세청은 최근 전국 산하 조직에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퇴직 예정 간부가 자신의 일을 뒤로 하고 직분을 이용해 관리 기업에 고문 계약을 하러 다니다 문제를 일으키자 급기야 이런 내용의 공문을 하달 한 것이다.
이 공문을 접한 국세청 한 간부는 “ 지난해까지는 부하 직원이 퇴직을 앞둔 선배를 위해 고문 계약을 주선하다 적발될 경우 책임을 묻겠다는 정도 내용이었다. 당사자가 이런 행위를 한 경우에 대해서는 눈감아 주는 분위기 였다"고 전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고의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또 다른 간부는 이에 대해 “ 나가는 선배를 위해 기장을 하나라도 더 계약해주는 것이 미덕으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이런 일까지 공문으로 받아야 하니 갈수록 세상이 삭막해진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맑아지는 것도 같다”고 말했다.
이 사건 전후를 보면 올해 퇴직하는 모 간부는 관련 대기업에게 고문(위촉)계약을 강요했고, 해당 기업은 자신의 재직 고문 세무사 중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인사에게 이를 빌미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졸지에 고문 세무사에서 퇴직을 강요받은 인사가 국세청에 이런 사실을 호소하면서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세청 한 간부는 “다수 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퇴직 앞둔 일부 간부들 중 이런 행태를 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 국세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마지막까지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