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계 노조들이 영세ㆍ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에 동의하며 적극 동참한다고 선언했다.
건물주의 상가임대료 인상, 프랜차이즈 업주의 갑질 횡포 등 영세ㆍ중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다면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라는 게 이번 선언의 주된 계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는 25일‘카드수수료 인하 관련 금융권 양대 산별노조 입장’이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내고 “규제산업인 금융은 규제의 방향과 속도, 정책의 효과와 이해관계자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양 노조는 산하에 각각 카드사지부를 두고 있는 산별노조다. 제1금융권을 대표하는 금융노조 산하에 우리카드지부, 제2금융권을 대표하는 사무금융노조 산하에 비씨카드지부, 하나카드지부, KB국민카드지부가 설치돼 있다. 이밖에 개별 기업별 노동조합인 신한카드노동조합, 롯데카드노동조합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금융권 양대 산별노조는 6개 카드사 지부 및 노조 대표자들과 함께 영세ㆍ중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줄이고, 카드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모색하는 방향에서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라) 카드사들의 수익악화는 피할 수 없으며, 카드노동자들의 고용도 불안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지만, “금융권 양대 산별노조가 영세ㆍ중소상공인들과 함께 하려는 이유는 재벌 가맹점의 횡포에 함께 맞서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영세ㆍ중소상공인의 요구에 가려져 재벌 가맹점들의 횡포는 감춰져왔다”면서 “전체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은 2%대인데 반해 재벌 가맹점들은 훨씬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시장 우월적 협상지위를 이용, 주유업종 1.5%, 통신ㆍ자동차업종 1.8%, 대형마트 1.8%로 영세·중소상공인들의 수수료율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전체평균 가맹점 수수료율 2%대보다도 낮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벌 가맹점들은 전체수익의 90%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상대적 약자인 영세ㆍ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수수료율을 인하할 때마다 시류에 편승해서 카드수수료율을 지속 인하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카드산업이 과거 몇 차례의 카드수수료 인하정책과 핀테크 활성화 등으로 지난 몇 년 동안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은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수익이 반토막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전제, “카드사들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벌 가맹점들의 카드수수료 인하 때문”이라며 “결코 영세ㆍ중소상공인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 때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벌 가맹점들은 오랜 기간 카드사와 카드사 노조를 기득권 집단으로 몰고 가 여론을 왜곡시키고, 수수료 인하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은 무조건적으로 수수료 인하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전제, “불평등ㆍ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영세ㆍ중소상공인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터”라면서 “영세ㆍ중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는 낮추고, 재벌 가맹점들의 카드수수료는 높이는 ‘차등수수료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양대 노조는 다만 “정부가 나서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ㆍ중소상공인들의 범위를 확대한 바, 카드사의 부담이 더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재벌 가맹점에 대해서도 ‘업종별 하한수수료 가이드라인’을 정해 부담을 상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대 노조는 특히 “금융위원회 정책담당자를 통해‘차등수수료제와 업종별 하한수수료 가이드라인’정책대안도 제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영세ㆍ중소상공인과 금융권 양대 산별노조가 함께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