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세계2위 조세피난처 ‘홍콩’과 조세정보교환 나선다

임환수·웡 큔파이 양국 국세청장 회의, 조세조약 발효 즉시 정보교환 추진

2016-03-16     고승주 기자

홍콩이 우리와 조세조약을 맺고, 굳게 닫힌 조세정보교환의 국경을 열 전망이다. 양측의 실무자급 최고 책임자들이 향후 공조체계 구축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임환수 국세청장은 16일 홍콩 국세청에서 웡 큔파이(Wong Kuen-fai) 홍콩 국세청장과 한·홍콩 국세청장회의를 가지고, 향후 발효할 한·홍콩 조세조약에 대한 세부논의를 나누었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양측간 조세정보교환에 대한 것으로 금융계좌정보 등 과세정보를 교환해 양측을 오가는 역외탈세에 적극 대응한다는 것이 향후 방침이다.

앞선 2014년 7월 양측 정부는 한·홍콩 조세조약에 정식 서명하고, 홍콩은 2014년 12월 국회비준을 완료한 상태로 우리 측 국회의 비준이 완료되면, 즉각 조세조약 이행이 이뤄지게 된다.

홍콩은 한국의 3위 해외투자국(2015년 9월 기준), 국내기업의 해외금융계좌 규모가 가장 큰 국가(2015년 기준)이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홍콩소재 금융정보, 재무정보 등 역외탈세 입증정보에 대한 수집이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조세조약이 통과되면 ▲개인자산가의 역외소득·자산은닉 ▲법인의 부당한 이전가격 ▲조세회피의도의 금융투자 등 주요 역외탈세 은닉혐의에 대해 양측 실무진이 절차를 통해 과세정보를 교환하게 된다.

특히 개별소득에 대한 징수는 과세절차에서 큰 쟁점이 발생하지 않는 부분인 만큼 별 문제없이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닉재산의 경우도 홍콩에 있는 재산이라면 혐의점만 입증되면 교환이 가능하고 설령 홍콩을 경유하기만 해도 그 흔적을 추적할 단서제공은 가능하기에 홍콩을 통한 개인자산가의 역외소득·자산은닉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법인의 부당한 이전가격, 조세회피의도의 금융투자 부문은 향후 양측이 공조체계를 확립할 다자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이하 CRS)에 의해 대응할 방침이다.

CRS는 상대국 거주자의 일정금액 이상 역외계좌에 대해 양국간 정보를 일괄제공하는 국제협정으로 OECD 주도하에 전세계적으로 동참하고 있으며, 우리 국세청은 2016년 2월 기준 스위스·싱가포르 등 총 115개국과 금융계좌정보 등 조세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양측간 CRS 시행은 한국은 2017년, 홍콩은 2018년부터로 계획돼 있으며, 임환수 국세청장과 웡 큔파이 홍콩 국세청장은 이와 관련해 긴밀한 신뢰를 쌓기로 약속했다.

한편, 홍콩은 지난해 12월 조세정의네트워크(TJN)로부터 국제 조세회피처 2위로 지목됐으며, 특히 일본과 중국, 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검은 돈 상당수가 홍콩을 통해 은닉된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은 역외탈세에 대한 국제적 요구에 의해 2010년부터 조세조약 체결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