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상속재산 소송, “구광모 회장 경영승계는 선대회장 유지”
상속분할 협의 총괄한 하종범 (주)LG 경영지원부문장 증인 출석 서울서부지법, 상속회복 청구소송 첫 변론기일...다음 재판 11월 16일
LG그룹 상속재산 분쟁을 둘러싼 첫 재판에서 구광모 회장의 ㈜LG 주식 상속 등 경영권 승계는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의 유지라는 뜻이 담긴 메모가 있었고, 현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게 '경영 재산'을 승계해야 한다는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지(遺旨)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세 모녀도 이를 확인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박태일 부장판사)는 5일 구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씨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회복청구 소송(2023가합31228)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선대회장은 ‘다음 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돼야 한다’고 했다”면서 “경영 재산은 모두 구광모 회장에게 승계하겠다는 말을 남겼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이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구광모 회장의 지분이 부족하니 앞으로 구 회장이 많은 지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하 사장은 이어 “구 회장이 LG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다는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속아 협의서를 작성하게 됐다”는 세모녀 측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는데 그는 “유언장은 없었다”면서 “다만, 구 선대회장의 뜻이 담긴 메모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2017년 4월 뇌종양 판정을 받은 구 선대회장이 1차 수술 직전 저를 따로 불러 구 회장에게 차기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며 “이를 A4용지 한 장에 문서화해 다음날 구 선대회장의 자필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메모는 구광모 회장과 세모녀 모두 알고 있었으며 상속분할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협의가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구 회장 측은 “세 모녀가 상속재산분할 협의에 동의했다”며 김 씨가 직접 서명한 동의서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동의서에는 '본인 김영식은 고 화담 회장님(구 선대회장)의 의사를 좇아 한남동 가족을 대표해 ㈜LG 주식 등 그룹 경영권 관련한 재산을 구광모에게 상속하는 것에 동의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김 여사의 서명이 담겼다.
하 사장은 구 선대회장 별세 전후로 그룹 지주사인 ㈜LG의 재무관리팀장을 맡아 그룹 총수 일가의 재산 관리와 상속 분할 협의 등을 총괄한 인물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16일 하 사장을 상대로 추가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김 여사와 두 딸(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 씨)은 지난 2월 28일 서부지법에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냈다.
2018년 5월 별세한 구본무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모두 2조원 규모다.
구광모 회장은 구 전 회장의 지분 11.28% 중 지분 8.76%를 물려받았고, 세 모녀는 ㈜LG 주식 일부(구 대표 2.01%, 연수씨 0.51%)와 구 전 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5천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