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 수입 길 막혀 물류대란 비상…정부, 긴급대응 나서

— 중국 정부 수출용 요소검사 방침에 수입물량 부족…러시아산 수입 모색 — 롯데정밀화학 등 관련기업과 머리 맞대…산업용 요소 차량용 전환 시도

2021-11-03     이상현 기자
중국발

“연식이 좀 오래된 화물차들은 요소수가 굳이 필요 없는데, 몇년전부터 나온 신형 화물차에는 요소수를 넣지 않으면 힘이 크게 달리고 대기오염 등 유해물질 배출도 더 많습니다. 화물운전 기사들, 특히 자신의 소유 차량으로 지입하는 차량 차주들은 요소수 가격이 최고 7배까지 올라도 어떻게든 구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3일 기자와 통화한 화물운송 업체 대표 A씨는 “과거 화물연대 파업 때는 저리가라의 물류대란이 염려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른 바 ‘요소수 파동’은 중국 정부가 수출용 요소에 대한 검사를 의무화 하면서 시작됐다.

정부 관계자는 3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홍수 등 자연재해로 석탄이 대거 유실됐고, 이에 따라 석탄에서 추출하는 요소 생산이 크게 차질을 빚었다”면서 “중국내 요소 가격이 오르면서 한국에 수출물량도 크게 부족해 중국 정부가 수출허가를 의무화 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 통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이외에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요소가 수입됐다.

러시아의 경우 작년에는 요소 수입 물량이 아예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도 1톤 미만이 수입됐고,2019년에도 소량이나마 요소 수입 통관이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과거 롯데케미칼이 요소를 제조했는데, 경제성이 사라져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요소를 수입해 쓰다보니 중국 물량이 절대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한 해 최소 5억 톤에서 많게는 8억 톤이 중국으로부터 수입되고 있으며, 베트남의 경우도 최근 몇년간 요소를 한국에 수출해 왔다. 수년전까지 사우디 아람코로부터도 요소가 수입됐지만, 몇년전부터 완전히 중국산으로 대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생산시설을 갖추고 요소 생산을 재개하는 것이 중장기 대책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우선 급하게 요소 수입선을 마련하는 것이 당면한 단기 과제”라고 설명했다.

중국발 수입물량이 갑자기 막히면서 물량 반입이 지연,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일부 국내 공급자들이 ‘사재기’와 ‘매점매석’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나섰다.

정부는 이에 지난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근 중국 정부의 요소 수출검사 의무화 조치에 따른 국내 요소 수급대응 상황을 점검하는 관계부처 회의를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주재로 열었다.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관세청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긴급한 차량용 요소수 수요에 대응, 국민 건강과 차량 안전운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 사용할 방도를 찾기로 했다. 작년 기준 중국에서 수입하는 요소물량은 총 55만톤으로, 이중 산업용이 33만톤, 차량용이 8만톤으로 각각 집계됐다. 한국은 인도에 이어 중국 요소 수입 2위 국가다  

관세청은 중국 또는 러시아 같은 대체 수입선을 통해 수입되는 물량 반입 때 신속통관 지원방안 등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원활한 요소수 공급을 위해 롯데케미칼 등 업계와 머리를 맞댔다.

특히 중국 정부의 조치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 중국 외에도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요소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업계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경유차 운행에 필요한 요소수 공급과 관련, 제조업체 등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국내 요소수 재고 물량 및 요소 수급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협조를 지속 요청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요소 수입 재개를 위해 필수긴요 물량을 우선 수입 재개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또 우리 수요기업별 요청물량의 수출검사 진행 상황 등 상세 현황을 파악, 신속한 검사 진행을 중국측에 요청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3일 롯뎈케미칼 등 국내 주요 제조업체와 세부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소수 파동으로 직간접 영향을 받는 기업은 KG케미칼,롯데정밀화학,휴켐스,CJ대한통운,코리아에프티,현대모비스,SK네트웍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