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법인 대표의 ‘三顧草廬’

[경제餘白]鄭永哲 편집국 부국장

2008-05-26     jcy
   
 
 
‘세무법인 하나’가 또 하나의 도약의 디딤돌을 놓았다.

세무사 업계선 경이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8년 짧은 경륜의 세무법인이 50년 역사를 가진 대형 로펌을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상상과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 현실로 다가왔기에 신선함이 더한다. 마치 병아리가 어미닭을 품은 역 풍경에 모두가 놀라고 반색하는 분위기이다.

이달 초 ‘세무법인 하나’ 김정복 회장과 이규섭 대표를 만난자리에서 이 대표께서 “5월 말경 세무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만한 놀라운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라고 귀띔해준 말이 생각난다.

법무법인 쪽에서는 앞으로 있을 시장개방화에 대해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우리 세무사업계서는 무풍지대처럼 조용하기만 하다고 걱정하는 이 대표의 말씀을 여러 번 들었다. 그리고 생존법칙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얼리버드(Early Bird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 붐이 우리사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거부반응 없이 정착되고 있음은 글로벌시대에 혁신과 변화를 주문하는 것입니다”

이 대표가 지난 1월 세무사업계의 업무활성화를 위해 ‘상생의 업무협력 네트워크구축’ 제안을 하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설득력 있는 그의 제안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전국 세무사 100여명이 업무협력을 제의해 오기도 했다.

이렇듯 독창적 발상은 하루아침에 이뤄진다고 생각지 않는다. 두바이 신화처럼 사막의 땅에 강을 끌어들이고 꽃을 피우듯이 이 대표는 끊임없는 노력과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자세로 임했기에 병아리가 어미닭을 품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렇다. 8년짜리 ‘세무법인 하나’와 한국로펌의 名家 50년 전통의 ‘법무법인 김·장·리’의 우호적 업무제휴 협약은 가위 기적의 업적을 일궈낸 것이나 다름없다.

김·장·리 법률사무소는 그냥 일컫는 로펌이 아니다. 한국법률시장 진출을 노리는 영국과 미국의 대형 로펌들까지 50년 전통의 탄탄한 기반에 군침을 흘릴 정도다.

그래서 이들 외국 로펌들은 한국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하려고 제휴대상 1호로 ‘법무법인 김·장·리를 꼽고 있다. 일당백의 전문변호사 25명이 포진되어 있는 김·장·리 법률사무소는 창립자인 김흥한 변호사의 손아래 동서인 김의재 변호사가 대표로 법무법인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외국인 투자와 기술이전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사법고시 10회로 서울민.형사지법 판사 등을 역임하고 미국 Southern Methodist대학에서 로스쿨 LL.M과 J.D과정을 마쳤다.

국제적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법무법인 김·장·리는 환태평양자문위원회, 전세계 43개국 56개 국제적 로펌의 연합체인 멀티로의 한국측 멤버로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세무-법무 두 법인이 상생의 길을 텄다. 명분은 두말할 것도 없이 국제화 시대 시장개방에 따른 대비이며, 우리시장을 철저히 지켜보겠다는 의지에서 규합된 것이다.

이제 두 법인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국제화의 물결에서 법무법인과 세무법인의 업무제휴 협약이 경쟁력강화에 도움이 되고 환경변화 순화에도 필요한 절대적 요소라면 세무-법무법인의 두 시장은 한바탕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머릿속에 금과옥조가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씨를 뿌려야 열매가 열리고 나무가 자라야 과일이 풍성해 진다. 합작품을 일궈낸 두 법인의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내며 앞날의 영광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