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에서 1조원 규모의 가짜 확인서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으나 아직 5500억원 어치가 여전히 회수되지 않고 행방이 묘연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영업점 소속팀장 1명이 지난 2월부터 부동산개발업체 대표 강모씨에게 9709억원(22건) 규모의 허위 확인서를 발부해준 사실을 지난달 4일 발견해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이후 국민은행은 이 팀장을 대기 발령내고 검찰에 고발했으나, 전체 허위 확인서 중 4171억원 어치만 원본을 회수하고 나머지 5538억원 어치는 행방불명된 상태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 30일 허위 확인서 내용을 관련 영업점에서 제보받아 다음날 특별 감사에 착수했고 4월 4일 관련 팀장과 부동산개발업체 강모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1조원 규모의 허위 확인서 사고에 대해 보고를 했으나 상당액은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워낙 조악하게 만들어진 확인서여서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으나 이를 근거로 다른 금융사에 대출하는 데 이용할 수 있어 조속히 회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이들 허위 확인서 중 예금 입금증이 4건(3600억원)인데 모두 회수했다. 실제 예금 입금 사실이 없음에도 예금이 된 것처럼 입금증을 교부한 경우였다.
입금 예정 확인서, 지급예정 확인서, 문서발급예정 확인서, 대출예정 확인서 등 기타 임의확인서 10건(6101억원)에 대해서는 원본 2매(571억원)와 사본 3매(1930억원)만 회수했다. 현금보관증 8건(8억원)은 회수에 실패했다.
국민은행은 이들 허위 확인서가 지점 또는 법인 인감을 사용하지 않았고 대리인 직인 또는 개별 서명을 사용했으므로 향후 실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허위 확인서 사고를 일으킨 국민은행 팀장은 2501억원 어치의 허위 서류에 대해서는 자신의 서명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일부 고객이 영업점으로 허위 확인서의 진위를 물어와 가짜라고 확인해준 적은 있으나 허위 확인서 실물을 제시하거나 실제 피해 신고는 없었다"면서 "허위 확인서는 은행의 공식적인 확인서 양식이 아닌 임의 양식으로 작성한 것으로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