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1년가량 남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8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금융분야 브리핑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에 상당 폭의 내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금융위원장이 임기 3년의 자리지만 이런 때 인사권자의 선택 폭을 넓혀드리고자 사의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관가에는 최 위원장이 평소 소신을 가감 없이 밝히는 행보를 보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서울청사 정문의 출입구가 편리하게 바꿔진 것, 공무원 솔선수범의 상징인 여름철 실내 냉방부족사태를 해결한 것도 그의 시원시원한(So Cool) 행보 덕분이라는 소문이다.
정부 세종로청사 관계자는 “세종로 정부 청사 정문은 출입증을 인식시키고 초록 불이 들어올 때까지 수초를 기다려 과거 지하철 개찰구 같은 회전식 철봉을 밀어서 한 사람씩 들어가야 하는 구조라서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엔 줄이 길게 늘어섰다”면서 “이를 본 최 위원장이 행정안전부에 개선을 건의, 지금의 개폐식으로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정부청사 에어컨 설정온도가 낮아진 것도 그의 덕분이라는 소문이다. 최 위원장이 국무회의에서 손을 번쩍 들고 “더워서 일 못하겠다”고 발언, 이낙연 총리가 정색을 하고 자제까지 당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이 퍼지면서 평소 더운 날이면 땀에 절어도 ‘공무원 솔선수범’ 정신으로 버텨오던 공무원들이 저마다 최 위원장에 대해 ‘양손 엄지 척(double thumbs up)’ 했다고 한다. 여론이 확산되자 결국 정부청사관리본부에서 현실을 고려한 수준으로 실내 냉방 수준을 높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한편 금융계와 정부 안팎에선 후임 금융위원장 후보로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동걸 산업은행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올라있다. 최 위원장 사임이 개각 임박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예정대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개각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