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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가 존경받는 스웨덴, 국세청 개혁 키워드는 ‘신뢰’
'세리'가 존경받는 스웨덴, 국세청 개혁 키워드는 ‘신뢰’
  • 이유리 기자
  • 승인 2018.10.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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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국세공무원 “납세자 경청할 때 신뢰 형성”
- 신뢰 쌓기 위해 절차적 공정 구축에 공들여
- 국세청 개혁에 외부 컨설턴트 영입 않고도 성공

 

4일 서울 여의도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안더스 스트리드 스웨덴 국세청 전략기획담당관이 국민으로부터 가장 높은 신뢰를 받는 기관이 된 이유를 청중에 설명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안더스 스트리드 스웨덴 국세청 전략기획담당관이 국민으로부터 가장 높은 신뢰를 받는 기관이 된 이유를 청중에 설명했다.

“우리는 납세자의 의견을 듣고 또 들었습니다. 그렇게 국세청과 납세자 사이에 신뢰를 쌓았습니다.”

스웨덴 국세청 스트리드 전략기획담당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서 스웨덴 국세청 개혁과정에서 납세자의 의견을 경청해 반영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이날 국제컨퍼런스는 스웨덴 국제납세자권리연구소가 주최하고 한국납세자연맹과 김정우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관해 열린  ‘2018 국제납세자권리 국제컨퍼런스’였다.

스트리드 전략기획담당관에 따르면, 스웨덴 국세청은 국방부와 노동청 등 여러 공공기관 중에서 가장 높은 신뢰도를 기록하고 있다.

스웨덴 국세청에 대한 납세자, 특히 기업납세자들의 신뢰는 개혁을 시작한 2000년 50%대에서 2017년에는 70%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스웨덴 국세청의 개혁은 "강도를 잡는 경찰에서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제공자로 탈바꿈했다"는 표현이 잘 대변해준다.

스웨덴 국세청은 지난 2003년 기업이 온라인으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이용률이 4%에 그쳤다.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했음에도 납세자가 이용하지 않는 모순적인 상황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스트리트 전략기획담당관은 “납세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그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너무 많은 항목을 일일이 입력해야 했기 때문에 온라인 시스템이 납세자에게 편리하지 않았다"며 "납세자 의견을 듣고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해결 과정에서 ‘경청’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한 것이다.

스웨덴 국세청은 2000년대에 진행했던 개혁의 과정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에 맞춰 조직 문화를 개혁했다.

대부분의 납세자들은 국세청이 올바른 결정을 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결과보다는 과정에 근거해 공정성을 판단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스트리드 전략기획담당관은 “납세자는 과정의 공정함과 투명함이 보장되고, 자신의 말이 경청되고 존중받는다고 인지하면 그 결과도 수용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신뢰를 쌓기 위해 절차적 공정성을 형성하는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국세청 개혁에 있어 주요한 요인으로 장시간에 걸친 일관성과 지속성을 꼽았다. 무엇보다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외부 컨설턴트를 영입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스트리드 전략기획담당은 "스웨덴 국세청은 방법이나 이론적 모델이 아닌 통찰력에 촛점을 맞췄기 때문에 세부 지시사항을 두지 않았다"면서 "개혁이 국세공무원 일상 업무의 한 부분이 돼 아무것도 소홀히 취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엘레노어 칸텔 주한 스웨덴대사관 부대사는 축사에서 “스웨덴에는 세금에 대해 ‘무지개 끝에 있는 보물’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며 "과세 절차가 공정하면 사람들은 기꺼이 공정한 분배를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칸텔 부대사는 스웨덴 사람들이 국세청을 신뢰하는 이유로 세금을 현명하게 사용하고 과세 절차가 공정하며, 국세청과 납세자 사이에 신뢰가 형성됐다는 점을 들었다.

스웨덴은 건강보험 시스템과 무상교육으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 기업에 공급하고 있고, 육아휴직도 양성평등으로 사용한다. 이런 사회적 인프라 구축에 세금을 쓰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도 많은 혜택이 돌아가 개인납세자 뿐만 아니라 기업납세자도 납세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박훈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국세청 근무 당시 납세자와 관청간 신뢰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면 조세행정을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라면서 “앞으로 세무학 교과서에 납세자와 국세청의 관계에 신뢰의 중요성을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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