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일가 밀수 반면교사 삼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밀수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관세청 내 관세행정혁신태스크포스(TF)가 현장점검 후 권고사항을 30일 발표했다.
TF 내 현장점검 특별분과는 이날 오후 서울본부세관에서 '한진가 밀수의혹 관련 현장 점검결과 권고사항' 발표를 갖고 "검사율이 상당히 낮은 현 체제가 유지된다면 제도를 악용하는 불법행위는 언제든지 발생가능하다"고 밝히면서 보완을 권고했다.
TF는 앞서 언론에 보도된 밀수 의혹과 관련 2차례의 현장점검과 3차례의 토론을 통해 권고사항을 마련했다.
권고안은 구체적으로 ▲사회 지도층 휴대품 검사 강화 ▲과잉의전 제한 ▲상주직원·초대형 화물 통로 등 관리 강화 ▲휴대품 통관검사 체제 근본적 재검토 ▲위법사례 등을 바탕으로 위험도 큰 항공사 집중 관리방안 마련 등으로 구성됐다.
TF는 한진그룹 일가가 VIP 의전 등을 통해 밀수를 했다는 의혹과 대해서는 모든 여행자에 대해 휴대품 검사절차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다만 VIP에 대해서는 항공사 의전팀이 대신 운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의전대상 축소 등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하는 과잉의전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또 고액 쇼핑 등을 위해 빈번하게 출국하는 일부 계층에 대해서는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해 밀수 등 위법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고 덧붙였다.
밀수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주직원·초대형화물 통로에 대한 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상주직원 통로는 공항 내 근무자들이 여행객과 근무해 입·출국장을 오갈 때 사용하는 별도의 통로로 공항공사 보안직원들이 전량 엑스레이 검사를 하고 있지만 비좁은 탓에 밀반출 적발 사례가 꾸준히 있어왔다.
TF는 상주직원 통로를 불시에 점검하고 공항공사와 협의해 CCTV 영상정보 연계 등 감시 강화할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관세청이 직접 관리하는 등 해결방안을 강구하도록 했다.
일반 기탁화물이 전량 엑스레이 검사를 실시하는 것과 달리 초대형화물은 훼손 등의 문제로 별도 통로를 통해 입국장으로 반입돼왔다.
TF는 이에 대해 중대형 엑스레이 검색이나 개장검사 실시 등 정상적으로 검사할 것을 권고했다.
초대형 화물 통로로 밀수 의혹이 제기됐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명품 드레스에 대해서는 수기 자료의 보존기간(3년), CCTV 영상 보존기간(1개월)이 경과돼 자료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TF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영상 보존 기간을 늘리고 CCTV 설치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총수 일가가 항공기 부분품으로 밀반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확인 결과 관련 세금을 모두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물품들이 총수 일가의 개인 용도로 사용됐는지 여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TF는 대한항공이 수출입안전관리 우수업체(AEO)로 지정돼 있어 상대적으로 검사 지정률이 낮기 때문에 항공기 부분품 검사 강화, 보세구역 반입물품 운영 실태 점검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밀수 위험이 큰 항공사 승무원에 대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권고도 있었다.
TF는 "승무원이 사주 일가의 귀금속이나 시계 등 부피가 작은 고가 물품을 신변에 숨겨 세관 감시망을 피해 밀반입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일제 검사 실시 등 관리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관세청은 지난해 10월 관세행정 업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로 외부 자문기구인 관세행정 혁신 TF를 발족했다.
한진그룹 일가의 밀수와 관련해 의혹이 지속 제기되자 TF는 언론보도를 살피고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 TF 내 외부위원으로 '현장점검 특별분과'를 꾸리고 현장점검을 진행해왔다.
관세청 혁신기획재정담당관실 관계자는 31일 <NTN>과의 전화통화에서, "TF 내 현장점검 특별분과의 권고사항을 참고해 통관기획과‧특수통관과‧감시과‧인사과 등 해당부서가 6월 10일까지는 구체적 실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작년 10월부터 운영해온 '관세행정 혁신TF' 는 행정개혁 시민연합 서영복 대표가 위원장, 관세청 노석환차장이 부위원장으로 관세청 각 국장, 시민단체‧학계‧연구기관‧경제계‧법조계 인원을 포함 총 23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현장점검 특별분과'는 공정성 위해 8명 모두 외부인원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