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판매행위의 최종단계이기에 상업시설에 해당돼”
한국면세점협회(이하 협회)는 지난 17일 “면세품을 수령하는 장소(인도장)은 상업시설이 아니라 관세행정 절차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설치된 지정 장치장이므로 낮은 임대료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매출 규모가 적어 면세품 인도장의 성격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점점 매출 규모가 커지고 영업료율 인상에 부담을 느끼면서 면세품 인도장이 상업시설인가에 대한 논란 조짐이 커져 왔다.
한국면세점협회 관계자는 18일 <NTN>과의 전화통화에서 “관세법과 관련 법령 등에는 면세품 인도장에 대한 확실한 정의가 없고 실질적으로 인도장에서 영업이나 판매 등 상업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관세행정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게 맞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면세점협회는 올해 2월 공사에 “인도장 임대료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여행객 편의를 위해 인도장의 위치를 조정하고 면적증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담은 ‘인도장 신규 계약체결 검토의견’을 공문으로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는 영업료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고 인도장 면적 증설 및 이전은 영업료 인상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논리로 재계약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협회 측에서 면세품 인도장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협회와 공사가 대립하고 있는 쟁점은 두 가지.
우선 면세품 인도장의 성격에 대한 문제다. 면세점협회는 면세품 인도장이 관세법과 관련 법령 등으로 비춰볼 때 면세점에 판매된 면세품의 국내 부정 유출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공항의 다른 공공시설물과 같이 낮은 고정임대료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사는 면세품 인도장을 판매행위의 최종단계로 봐 상업시설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공사는 재계약시점마다 면세점 인도장의 영업료율을 인상해왔으며, 실제로 인천국제공항 개항 당시인 2001년도에 약 10억 원 수준이었던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는 작년 기준으로 37배 이상 증가한 378억 원에 이르렀다.
면세점협회는 “공사가 2016년부터 시내면세점 매출의 0.628%에 해당하는 금액을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로 징수해왔으나 금년은 9% 이상 인상한 0.685%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부하라고 통보, 면세품 인도장에 대한 임대료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두 번째 쟁점은 면세점 인도장의 위치와 면적 문제다. 공사는 공항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면세품 인도장 면적 증설에는 동의하고 있으나 면적 증설에 따른 위치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서편에 위치한 4층 환승호텔 부지로 제시했다.
그러나 협회는 인천국제공항 동편 탑승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경우 면세품 인도를 위해 도보로 왕복 30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는 불편이 초래되기 때문에 인도장 위치는 동편과 서편 2곳으로 분리 운영하는 방안이나 터미널 중앙에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을 제안했다.
또 신규 면세점 사업자 증가와 시내면세점 인도물량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해 면세점 인도장 면적이 충분히 확보돼야 미인도 문제 역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공사측은 영업료 인상 협상이 먼저 선행돼야 인도장 면적확장과 위치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면세점협회는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 징수방식 개선과 조정을 위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해당 내용을 접수했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인도장을 상업시설로 간주해 벌어들인 임대료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면세점협회는 “만료된 인도장 계약체결과 관광객 편의를 위한 인도장 면적 및 위치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공사와 상호 민감한 쟁점사항들에 대해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할 것”이라 전했다.
